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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8일 12시 09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6월 01일 06시 39분 KST

[인터뷰] 신대철 "내년 상반기, '독특하고 새로운 것'이 온다"

알마

신대철은 무척이나 바빠 보였다.

14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하는 도중 곳곳에서 전화가 오고 끊임없이 누군가가 사무실로 찾아왔다.

최근 그의 20년 지기였던 신해철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언론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시나위 리더'. 그 묵직한 이름에 신대철은 최근 '바른음원 협동조합 이사장'이라는 타이틀까지 추가했다.

지금 시점에 왜 '바른 음원'인가? 불합리한 음원 수익 분배 요율로, 창작자가 가져가는 음원 수익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월정액 무제한 스트리밍을 통해 한 곡이 재생될 때 저작권자(작곡·작사·편곡자)가 정산받는 금액은 쌀알 10톨의 가격보다 못한 0.6원에 불과하다. 실연자(가수·연주자)의 몫은 0.36원이다.

현재 음원 시장의 수익분배 요율

△음원 서비스사(멜론·지니 등): 40%

△음원유통사(로엔 등): 8.8%

△저작인접권자(제작사): 35.2%

△저작권자(작곡·작사·편곡자): 10%

△실연자(가수·연주자): 6%

신대철은 '바른음원협동조합'(이하 바음협)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음원 서비스 업체를 만들어 기존 업체들이 가져가는 수수료 40%를 20%대로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굳어진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정상으로 돌리는 것.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을 신대철도 잘 알고 있었다.

대의명분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을 넘어 이 구조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까지도 유인해낼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 앱 개발에 모든 사활을 걸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인지 지금은 말씀 못 드린다. 극비니까. (웃음) 내년 상반기에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다."

한국 음악 시장의 문제, 바음협 활동에 대한 신대철과의 일문일답은 아래와 같다.

신대철이 직접 나선 이유: "지금처럼 기형적인 시장은 없었다"

- 왜 굳이 협동조합까지 만든 건가?

(웃음) 결국은 음악이 하고 싶어서다. 몇몇 유명한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음악으로 먹고살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음원을 유통하는) 플랫폼이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대철 씨가 4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문화관광산업연구포럼 주최로 열린 '음원시장의 창작자 권리 어떻게 지킬것인가'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발표하고 있다.

- 신대철 씨처럼 유명해도 마찬가지인가?

그렇다. 다르지 않다. 대형 기획사도 음원 수익에 대한 기대는 사실상 하지 않는다. 한류스타, 케이팝 스타들도 음원 자체만으로 벌어들이는 국내 수익은 사실상 ‘없다’. 대부분 해외 매출, 공연으로 수익을 벌어들인다. 예전에는 가수가 음반을 발표하면, 음반을 홍보하기 위해 공연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거꾸로다. ‘행사’를 하기 위해서 음반을 낸다는 얘기다. 찍긴 찍어도 판매가 잘 안 되니까. 그래서 우리 끼리는 음반을 ‘명함’이라고 부른다. ‘방송국 가서 명함 돌리고 왔어’ 이렇게.(웃음)

- 아버지인 신중현 씨가 '디지털이 음악을 죽였다'라고 말한 바 있다. 동의하는지?

(끄덕끄덕) 많이 동의한다.

- 왜 음악을 만드는 이보다 파는 이가 압도적인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된 것인가?

(피로한 듯 담배를 빼물고 심각한 표정으로) IMF 이후였던가. 사는 게 힘들어지면서 음악을 사지 않게 됐다.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이 깔리고, MP3가 생겨났다. 음악이 공짜로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음악을 돈 주고 사니?’ 하는 생활 패턴이 굳어진 것 같다.

- 이전에도 그런 구조를 깨기 위한 노력이 있지 않았나?

불법 사이트를 근절하기 위한 여러 움직임이 있었다. 2004년 SK텔레콤이 멜론을 만들면서 했던 이야기도 음악을 듣는 사람들을 (초저가지만) 유료로 끌어오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게 스트리밍 서비스다. 당시 음반사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불법사이트를 근절시키면 다시 오프라인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시장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가 버렸다.

- '그 어떤 시대도 음악가에게 유리하지 않았으나 지금처럼 기형적인 구조는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30년 가까이 음악을 해오면서 LP, CD, MP3 등의 시절을 다 겪었다. 그 예전에, 음반이 히트되면 가수를 비롯한 제작자들이 돈을 벌던 시절이 있었다. 100만 장, 200만 장 가수가 나오지 않았나. 김건모, 신승훈, 조성모, 서태지처럼. 그 당시에는 그 정도 판매를 이뤄내면 기획사가 건물을 하나 살 수 있었다. 아니, 건물을 아예 새로 지을 수도 있었다.(웃음)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라. 음악의 사이클이 굉장히 짧아져 버렸다. 얼마 전에 서태지가 음반을 새로 냈지만, 불과 이틀 만에 차트에서 사라졌다. 이게 현실이다. (담배에 불을 댕기며 심각한 표정으로) 제가 가르치는 대학생들한테도 물어보곤 한다. ‘작년에 나왔던 음악 중에 기억나는 게 몇개나 되느냐’고. 그런데, 학생들은 ‘기억이 안 난다’고들 한다. 음악을 소장하는 게 아니라 일회용품처럼 소비하니까.

음악의 생명력이 짧아지면서 음악인들이 좋은 음악을 만들 이유가 없어졌다. 지금 TV를 보면 몇 개 안 되는 순위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사실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음악의 본질과 매우 멀어졌다.

바음협 성공의 핵심: 소비자의 참여

- 황폐화진 음악 시장에 소비자의 책임은 없다고 생각하나?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상품이 있으니 그걸 쓴 거니까. 따지고 보면, 소비자 잘못은 없다.

- 바음협의 핵심은 멜론, 엠넷과도 대적할 수 있는 음원 유통 서비스를 협동조합 형태로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멜론, 지니, 엠넷, 벅스, 소리바다와는 다른 음원 유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현재 앱을 개발 중이고, 내년 상반기 중에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다. 출시 전에 종합적인 브리핑을 통해 따로 발표할 것이다. 바음협 성공의 핵심이 바로 앱 개발이기 때문에 현재 여기에 모든 사활을 걸고 있다.

- 무엇이 다른가? 이미 기존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끌어모을 것인가?

차별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굉장히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음악 직거래 장터도 만들 수 있고. 지금 미리 말씀드리면 다른 곳에서 아이디어를 가로챌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 정도밖에 말씀을 못 드린다. 이해해 달라.

- 바음협에 대한 구상은 언제부터 한 건가?

다른 음원 유통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은 오랫동안 해왔다. 최근 협동조합 열풍이 불면서 협동조합에 대해 알게 됐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시작하게 됐다. 만약 어느 누군가에게 수십억을 투자받아서 주식회사 형태로 사업을 벌였다면, 지금처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만약 바음협이 잘 된다면 소외계층을 위한 음악교육 등 다양한 사회 활동을 펼치고 싶다.

- 바음협 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웃음) 돈이 없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돈을 들고 시작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굉장히 힘들다. 많은 분이 조합원으로 가입해서 함께 해주신다면 차차 나아지겠지.

신대철의 호소: "케이팝 위해서라도 바음협이 필요"

- 어떤 분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는지 궁금하다

음악 하는 사람도 있고, 개인이 아닌 회사나 법인도 있다. 다들 고민해 왔던 문제니까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

- 1차 목표가 '업계 점유율 5%'인데

그렇다. 내년 상반기 중에 앱을 출시해 업계 점유율 5%를 달성하는 게 1차 목표다. 현재 소리바다의 점유율이 그 정도다. 할 수 있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바음협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를 직접 말해 주신다면?

홍콩영화를 기억하시는지? 저는 어렸을 때 홍콩 영화를 즐겨 본 세대다. 그런데 어느 시점엔가 홍콩 영화가 사라졌다. 왜 그렇게 됐을까? 10분만 보면 결론이 보이고, 그 스토리가 그 스토리고, 나오는 사람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재미가 없으니 사라진 것이다.

한국의 음악 시장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의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지만, 언제 식을 줄 모른다. 하도 아이돌 가수밖에 없으니까, 외국인들은 한국에 아이돌 음악만 있는 줄 알 정도다. 한국에도 락밴드가 있고, 재즈 뮤지션이 있고, 힙합 하는 사람이 있는데. 외국인들과 이야기하면 '아니, 한국에도 락밴드가 있어?' '한국에도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 있어?' 그렇게들 반응한다. (웃음) 그만큼 한국 음악이 왜곡돼 알려졌다.

지금은 아이돌들이 해외 매출을 엄청나게 올리고 있지만 만약 중국에서 더 뛰어난 아이돌이 나온다면 어떨까? 국내 음악 시장은 저가로만 형성돼 있는데, 아이돌들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현재 케이팝 스타들이 많지만, 사라질 때가 '반드시' 온다. 해외 매출도 없어지고 하면, 결국 SM·YG 같은 곳도 흔들리지 않겠나.

케이팝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바른음원협동조합이 필요하다. 우리는 음악의 생명력을 극단적으로 짧아지게 만든 주범인 멜론과 같은 음원서비스 플랫폼과는 다르게 할 것이다. 좀 더 오랫동안 음악이 유통될 수 있게끔, 음악인들이 음악을 할 수 있게끔 말이다. 이대로 가면 한국 음악은 망한다. 음악 소비자분들이 이 부분을 반드시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부탁드린다.

바음협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

- 바음협: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디지털 음원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7월 16일 출범한 협동조합. 11월 10일 공식적으로 조합원 가입을 시작한 지 8일 만인 18일 현재 조합원 수 70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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