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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7일 14시 53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1월 03일 11시 11분 KST

포르노 배우들이 설명하는 망중립성!

업데이트 : 2015년 2월5일 11:50

제목에 끌려 이 기사를 우연히 클릭한 당신이 ‘망중립성(Net Neutrality)’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일단 단어부터 추상적이다. 망(net)은 네트워크(network), 그러니까 인터넷(internet)이라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뜬금없이 ‘중립성(neutrality)’이라니?

관련기사 : 미국, 망중립성 원칙을 확인하다! (2015년 2월5일)

겉으로 보기에 망중립성 논란에는 아이폰 벤드 게이트처럼 시각적인 충격을 주는 ‘비주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카카오톡 감청 논란처럼 당장 우리의 민감한 분노를 자극하는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다. 어딘지 모르게 ‘인터넷 너드들끼리 주고받는 논쟁’ 같은 인상도 묻어난다.

그동안 망중립성의 개념과 쟁점을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포럼을 결성해 세미나도 했고, ‘망중립성을 말하다’라는 책도 펴냈다. (심지어 PDF버전은 무료다!) 망중립성에 대한 웹툰도 있었다. 허핑턴포스트도 종종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개념을 설명한 바 있다.

망중립성 in The Huffington Post

그러나, 망중립성에 대해 이 동영상보다 더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은 당분간 나오기 힘들 게 분명하다. 코미디 동영상 사이트 ‘Funny Or Die’에 올라온 이 동영상에는 세 명의 포르노 배우가 출연한다. 일단 아래 이미지를 클릭해 동영상을 감상해보자.

동영상 중 주요 내용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망중립성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인터넷 서비스 업체(ISP; Internet Service Provider)들은 돈을 더 지불할 의향이 있는 콘텐츠 공급자(CP; Contents Provider)들을 위해 ‘급행차선(fast lane)’을 만들 수 있게 되죠. 스트리밍이 느려지고, SNS도 느려지고 포르노도 느려진다는 뜻이에요!

“망중립성은 모든 웹사이트가 동등하게 취급돼야 한다는 뜻이죠. 다행스럽게도 오바마 대통령은 망중립성 원칙에 대해 ‘강하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죠. 제가 이해하기로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말을 한 셈이죠. ‘돈 없는 사람들도 부자들과 마찬가지로 빠른 속도로 포르노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터넷의 망중립성은 말하자면 거대한 섹스 파티 같은 겁니다. 누구나 원하는 사람과 섹스를 할 수 있는 곳이죠. 망중립성 원칙이 없다면 그 섹스파티는 부자들만의 파티가 되는 거라구요!

이 동영상의 내용들은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난 10일 오바마 대통령이 망중립성 원칙을 재확인하긴 했지만,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각 업계의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려 있기도 하고, 전체 인터넷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쟁점이기도 하다.

동영상에 조롱의 대상으로 언급되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공화당)은 “망중립성은 인터넷의 ‘오바마 케어’”라고 비난하는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망중립성 안은 벌써 브로드밴드 인터넷 (인프라) 투자를 해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알 프랑켄 상원의원(민주당)은 이에 대해 "그는 도무지 이게 어떤 내용인지 모른다"고 깎아 내렸다.

한국 기업이나 서비스를 가상으로 대입해 망중립성 원칙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이 이용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동등하게 주어져 있는 게 아니라, 통신사가 임의로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라인은 좀 더 빠른 라인을 주고, 마이피플은 좀 더 느린 라인을 줬다고 생각해보자. 이건 통신사가 자신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특정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에 핸디캡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슬로우뉴스 1월22일)

현재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논의는 일단 한국과 무관하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전혀 관계가 없는 건 아니다. 앞으로 논의가 어떻게 매듭지어지느냐에 따라 한국 정부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망중립성 유무 논란은 이미 모든 통신사업자를 기간통신사업자로 규정하고 법률로 규제하는 한국과 직접 관련은 없다. 하지만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데이터 접속료 부과정책, 콘텐츠 업체와의 수익 배분 문제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 11월17일)

실제로 지난 2011년 논란 끝에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망중립성 가이드 라인’에는 미국 정부의 관련 정책기조가 고스란히 담겼다.

바다 건너 미국의 일이지만,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 연방통신위원회가 망중립성을 유지하는 기본틀로 사용했던 ‘오픈 인터넷 고시(Open Internet Order)’가 지난 2011년 우리나라의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놓은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 라인’에 거의 그대로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한미 FTA 협정문제15.7조 ‘전자상거래를 위한 인터넷 접근 및 이용에 관한 법칙’에도 엇비슷한 내용이 있다. 또한, 한국의 망중립성 논의에서 미 연방통신위원회의 오픈 인터넷 고시는 큰 역할을 해왔다. (슬로우뉴스 1월22일)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망중립성 개념과 그간의 논란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면 다음 동영상과 글들을 참고해보면 좋다. 다 보고 읽을 시간이 없다면 첫 번째와 두 번째 동영상 만큼은 놓치지 말자!

Why Net Neutrality Matters - CollegeHumor

A Threat to Internet Freedom | Op-Docs - The New York Times

Net Neutrality Explained - The New York Times

What is net neutrality? - Financial Times

- Net Neutrality: A Guide to (and History of) a Contested Idea (The Atlantic)

- FCC and Net Neutrality: What You Need to Know (Mashable)

- [알아봅시다] 망중립성의 개념과 쟁점 (디지털타임스)

- 통신 규제의 역사와 망중립성 (슬로우뉴스)

- 망중립성 논의의 법적 측면: 미국과 영국, 그리고 한국의 경우 (슬로우뉴스)

- 망중립성에 대한 오해와 진실 1: 내 돈 내고 쓰는데 왜 무료통화래 (슬로우뉴스)

- 망중립성에 대한 오해와 진실 2: 방통위 기준안은 과연 최선일까 (슬로우뉴스)

- 망중립성 웹툰(1~4화) 시리즈 (슬로우뉴스)

- 방통위의 무시무시한 음모를 폭로합니다 (미디어오늘)

- 카카오톡 과부하? 트래픽 자료나 공개하시지? (미디어오늘)

- 오픈인터넷협회, "미 FCC-버라이즌 판결은 망 중립성과 별개" (미디어오늘)

- The FCC's net neutrality debate is irrelevant — the internet already has fast lanes (Vox)

- FCC 망중립성 개정안 : 인터넷에 급행차선이 생긴다고? (허핑턴포스트코리아)

- What Everyone Gets Wrong in the Debate Over Net Neutrality (The Wired)

- The Biggest Misunderstanding in the Net Neutrality Debate (Gizmodo)

- 美 IT 기업들, 망 중립성 촉구 집단행동 (지디넷코리아)

- '고뇌하는 FCC'...망중립성 개정안 놓고 '딜레마' 빠져 (전자신문)

- [이슈분석] 다시 떠오르는 '망 중립성'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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