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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성별 고정관념 타파 : 2021년 후시딘 광고 속 어린이들은 더는 상처에 지지 않는다 (시대별 광고)

2021년 광고에는 실패해도 주저앉아 울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어린이들이 등장한다.

  • 이인혜
  • 입력 2021.05.25 18:22
  • 수정 2021.05.25 18:27
후시딘 2021년 광고
후시딘 2021년 광고 ⓒ동화약품 제공

 

광고영상 속 여자 어린이들이 축구를 하고 클라이밍을 한다. 익숙한 광고 문법에선 남자 어린이가 이런 운동을 하다 “아야!” 하며 넘어지고, 노심초사하는 부모가 달려와 울음을 터트리는 어린이를 일으켜 세운다. 이 광고에선 다르다. 아이들은 심기일전하며 “후” 하고 깊은 숨을 내쉰다. 도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눈빛으로 카메라를 노려보면서 보란 듯 각자의 도전에 성공한다. 그리고 외친다. “상처, 지지 않아!”

지난 20일 상처치료제 후시딘으로 잘 알려진 동화약품이 공개한 15초짜리 광고가 화제다. 어린이와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동시에 깼기 때문이다. 광고는 사회 일반의 인식을 반영하곤 한다. 대체로 시청자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의 사회상을 녹여낸다. 후시딘 광고는 어린이와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이 옅어지고 있는 사회상을 반영한 셈이다. 

 

‘약한 존재’ →상처 두려워 않는 진취적 어린이들 

2021년 광고에는 2가지가 없다. 다쳐 주저앉아 우는 어린이가 없고, 아이가 넘어지거나 다칠까봐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부모가 없다. 이제까지 없던 2가지가 있다. 실패해도 주저앉아 울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어린이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격한 운동을 하는 여자 어린이들이 나온다. 어린이들은 “상처, 지지 않아!”라고 외치며 스스로 두려움을 이겨내고 각자의 도전에 맞선다.

후시딘 2021년 광고 
후시딘 2021년 광고  ⓒ동화약품 광고 영상 갈무리
후시딘 2001년 광고 
후시딘 2001년 광고  ⓒ동화약품 광고 영상 갈무리

 

후시딘 광고도 처음부터 어린이를 능동적 존재로 그렸던 건 아니다. 불과 1년 전 광고에서도 아이가 넘어지면 엄마가 달려와 후시딘을 발라주는 전형적인 묘사를 반복했다. 이택기 동화약품 광고홍보팀 이사는 “광고 속 어린이를 주로 수동적 존재로 보여주다가 이번에 능동적 존재로 전환했다. 어린이를 연약한 존재가 아니라 두려움에 맞서 싸우고, 꿈을 지향하고,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존재로 보고 이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성별 고정관념 깼다 ”전통적 성 역할 구애받지 않는 모습” 

성별 고정관념을 깼다는 점도 눈에 띈다. 광고에는 여자 어린이 3명, 남자 어린이 2명이 등장한다. 여자 어린이들이 도전한 운동은 축구, 클라이밍 그리고 턱걸이다. 남자 어린이들은 자전거와 스케이트보드를 탄다. 멋진 헤딩과 공차기로 축구 실력을 보여준 여자 어린이는 한국희(12) 선수다. 축구선수 유망주로 전북 현대 유스팀에서 뛰고 있다.

광고를 제작한 김동완 이노션 비즈니스3본부 1팀 차장은 “최근엔 성 역할, 성 구분이 많이 사라졌다. 여자 어린이라고 해서 하지 못할 운동은 없다. 전통적인 성 역할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을 담으려 했다”고 광고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전형적이지 않은 상처 치료제 광고를 만들고 싶었다. 최근 부모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아이들이 상처 따위에 지지 않고 모험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을 때 소비자인 부모들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했다.

2021년 광고영상과 과거 광고영상들을 비교해 보면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2021년 후시딘 광고영상

 

2001년 후시딘 광고영상

 

1990년대 후시딘 광고영상

 

1980년대 후시딘 광고영상 

 

한겨레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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