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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쌍둥이 논란 속에서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단순히 스타 선수 2명이 빠져서 나온 결과가 아니다.

김연경 선수 
김연경 선수  ⓒ뉴스1

이재영·이다영(25) 쌍둥이 자매가 빠진 여자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가 4연패 수렁에 빠졌다. 현재 리그 1위긴 하지만 2위 지에스(GS)칼텍스와의 승점 차가 5점에 불과해 남은 6경기 동안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 반면, 봄배구 진출을 위해 1승이 절실한 IBK기업은행은 이날 승리로 3위 도로공사와의 승점 차를 1점으로 줄였다.

흥국생명은 16일 인천 계양 체육관서 열린 2020~2021 도드람 브이(V)리그 안방 경기서 기업은행에 세트 스코어 0-3(21:25/10:25/10:25)으로 완패했다. 올 시즌 최다 점수 차(34점) 패배가 말해주듯 일방적인 경기였다. 특히 올 시즌 흥국생명에서 기업은행으로 이적한 주전 세터 조송화가 빠진 기업은행에 당한 셧아웃 패배여서 더욱 뼈아팠다. 기업은행은 올 시즌 4번 흥국생명을 만나 모두 패했지만, 이 경기에서 처음으로 승리했다.

김연경 선수 
김연경 선수  ⓒ뉴스1
16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 흥국생명 김연경이 실점을 허용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16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 흥국생명 김연경이 실점을 허용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스1

1세트 시작부터 더블스코어 이상 차이가 벌어지는 등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9-21로 몰린 상황에서 김연경(12득점)의 활약으로 점점 점수를 쌓아 나가며 차이를 좁혔다. 1세트를 21-25로 내주긴 했지만 흥국생명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듯 했다. 2세트 초반, 잠시 희망을 보이긴 했으나 흥국생명은 곧 리시브 불안을 노출하며 다시 밀리기 시작했다. 2세트 리시브효율이 32%, 공격 성공률은 13.99%에 불과했다. 선수들은 얼어 붙은 듯 코트에서 제대로 뛰지 못했다.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은 경기가 풀리지 않자 답답해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2세트를 내준 흥국생명은 3세트에서도 무기력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1시간20분 만에 코트에서 물러났다.

 

제대로 실력 펼치지 못한 백업 선수들

단순히 쌍둥이 자매가 빠져서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었다. 뒤숭숭한 팀 분위기로 인해 백업 선수들이 제대로 실력을 펼치지 못했다. 훈련이나 기량의 문제가 아닌 자신감의 문제였다. 특히 이다영을 대신해 세터로 투입된 흥국생명 김다솔은 김연경 등 공격수와의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외국인 공격수 루시아의 공백 때 훌륭하게 활약해 준 김미연도 8득점만 하는 등 몸이 굳어 있었다. 새로 수혈한 외국인 공격수 브루나도 1득점에 그치며 제 몫을 하지 못했다.  

16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 김연경을 비롯한 흥국생명 선수들이 경기에서 패배한 뒤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16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 김연경을 비롯한 흥국생명 선수들이 경기에서 패배한 뒤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뉴스1

기업은행은 이날 승리로 승점 35점을 확보하며 봄배구의 희망을 살렸다. 외국인 공격수 라자레바가 30득점하며 공격 선봉에 섰고, 김주향이 13점으로 뒤를 받쳤다.

학교폭력 사태가 터진 뒤 처음으로 열린 흥국생명 경기여서 관심을 끈 이날, 박미희 감독은 인터뷰에서 학교폭력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물의를 빚은 두 선수의 부모가 훈련에 참관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동네 배구를 하는 곳이 아니다. 프로배구팀 훈련에는 아무나 출입할 수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이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선 1위 대한항공이 6위 현대캐피탈을 3-0(25:20/25:20/25:19)으로 꺾고 승점 58점을 확보, 2위 KB손해보험과의 차이를 8점으로 벌렸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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