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미혼 한부모 생활시설을 방문해 “착잡한 생각이 든다”며 지원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날 김 위원장이 아이를 맡긴 ‘장애 한부모’에 대해 “정상이 아니”라고 말한 것을 두고 당에선 “부적절했다”고 수습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이종배 정책위의장, 김미애 ‘약자와의 동행’ 위원장 등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미혼 한부모생활시설 애란원을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진행한 뒤 “아이를 태어나게 한 어머니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는 않은 것 같고, 아이는 제대로 잘 보육해서 정상적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보호를 해야 하는데 엄마의 경우에 (정상적 보육이) 또 힘들 것 같다. 정신적으로 굉장히 취약한 사태에 있어 잘 보육하기가 힘들지 않겠나”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강영실 애란원 원장이 “아동학대로 신문에 나는 많은 이들이 한부모 가정인데, 한부모 복지상담소가 시행규칙이 마련되지 않아 하나도 안 되고 있다. 법이나 시행규칙을 마련해 서비스할 근거를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애로사항을 밝히자 이렇게 답한 것이다. 그러나 대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정신장애 등을 가진 미혼모에 대해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 않다”고 표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애란원 관계자가 ‘장애를 가진 어머니들이 많아 돌봄과 보육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한 데 답하면서 나왔던 표현이었다. 용어 선택에는 부적절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미혼모는 부득이하게 임신한 사람의 경우가 태반이냐”, “미혼모라 해도 임신하게 한 상대방을 찾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등 구체적인 질문을 애란원 쪽에 던지기도 했다. 이에 강영실 원장은 “미혼모는 혼전에 임신한 분들이지만, 연령도 다양하고, 상황도 다양하다”고 답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