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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력왕' 정동남이 '1세대 구조 전문가'로서 580여구의 시신을 수습하게 된 건 아픈 가족사 때문이었다

이날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과거 자신이 수습한 시신의 유가족을 찾았다.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 ⓒKBS

이마의 큰 점으로 유명한 ‘차력왕’ 배우 정동남이 ‘1세대 민간 구조 전문가’가 된 비화를 전했다.

정동남은 3일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경력 46년차의 구조 전문가라고 밝혔다. 그는 성수대교 붕괴, 대한항공 비행기 괌 추락 사건 등 크고 작은 재난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하고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주검들을 580여구 건져 온 사연들을 전했다.

구조 전문가가 된 계기를 16세 때 숨진 동생이라고 한 정동남은 ”동생이 물에 빠져 세상을 떠났다. 한스러운 것이 계속 동생에게 수영을 가르쳐 주겠다고 했는데 끝내 가르쳐 주지 못했다”며 ”어느 날 동생이 물놀이 하러 간다며 수영복을 빌려달라고 해서 줬더니 사고가 났다”고 털어놨다.

동생 친구를 따라 간 현장에서 동생의 모습은 이미 흙탕물 속으로 사라져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정동남 앞에 조각배를 탄 두 사람이 나타나 ‘돈을 주면 시신을 건져 주겠다‘고 했다. ‘일단 건져 달라’고 사정했지만 이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어렵게 구해 온 돈을 내밀자 조각배를 탄 사람들은 꼬챙이로 물을 휘저었다. 그러자 3분도 되지 않아 동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동남은 ”관을 마련할 돈도 없어서 나무 사과상자를 모아 관을 짰다”며 ”그날 이후 가슴 깊이 한 다짐은 ‘물에 빠진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건져야 된다‘, ‘수습에 돈을 받아선 안 된다’였다”고 했다.

이날 그는 20년 전 선유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동생을 잃은 유가족 이정희씨를 찾았다. 수많은 죽음 앞에서 그가 이정희씨를 보고 싶다고 한 건 40대 주부였던 그가 동생 일이 있고 나서 구조대원이 됐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찾아 나선 이정희씨는 한 구조협회의 최초 여성 부회장이 돼 있었다. 사건 당시 동생을 찾아 줬던 정동남에게 빚을 진 느낌이라며 면목이 없어 출연을 고사하던 이정희씨는 끝내 정동남 앞에 나타나 눈물을 쏟았다.

 

라효진 에디터 hyojin.ra@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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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TV는 사랑을 싣고 #정동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