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11일(현지시각) 모든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최근 백악관 직원 두 명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ABC뉴스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웨스트윙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이날 오후 이메일을 보내 새로운 지침을 공지했다.
이에 따르면 직원들은 백악관 건물에 들어설 때는 물론 건물 내부에서 이동할 때도 반드시 마스크나 얼굴 가리개를 착용해야 한다. 유일한 예외가 허용되는 건 자신의 책상 앞에서 근무할 때 뿐이다.
백악관에서는 그동안 마스크를 쓰는 직원이 거의 없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이같은 새 지침에 대해 ”마침내 상식이 이겼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침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마이크 펜스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공개 석상에서 단 한 번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그는 4월 초에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마스크 착용 권고 지침을 발표하면서도 자신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백악관은 직원들에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백악관 내 다른 건물 및 사무실 등을 방문을 최소화 하라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도 공지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를 하기로 일정이 잡혀 있는 직원들은 그 전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3세, 펜스 부통령은 60세로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한다. 가까운 거리에서 두 사람을 보좌하는 최측근들도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백악관에서는 지난주 두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군에서 파견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수행비서로 일했던 직원이 7일 양성 판정을 받았고, 다음날에는 펜스 부통령의 공보비서 케이티 밀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에도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고, 마스크는 쓰지 않았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는 펜스 부통령은 측근의 확진 판정 소식을 접한 이후 주말 내내 자택에 머물렀다.
펜스 부통령은 11일에 백악관으로 정상적으로 출근을 했다. 다만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백악관 의무실의 조언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도 당분간 접촉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