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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도민들께 바랍니다" 코로나 비상 중 전북 보건의료과장이 쓴 글 (전문)

확진자 동선 공개하는 이유를 밝혔다

  • 박수진
  • 입력 2020.02.22 15:07
  • 수정 2020.02.22 15:08
2월 21일 인적 드문 대구 동성로 번화가의 모습
2월 21일 인적 드문 대구 동성로 번화가의 모습 ⓒKim Hong-Ji / Reuters

″저는 지금이라도 당장 사무실을 박차고 달려가 그 분들의 식당이며 업체에서 두 번 세 번이고 맛나게 밥도 먹고 참치도 먹고 싶습니다.” 

22일 오전 전라북도 보건의료과장으로 재직 중인 강영석씨가 페이스북에 쓴 이다. 그는 글에서 코로나19 관련 비상 상황 중 ‘동선 공개로 피해를 당하시는 분들’을 걱정했다.

의사 출신인 그는 ‘하루에 100건이 넘는 검사량도 감당할 수 있고, 치료, 역학조사 모두 버겁지만 우리 역할이니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다만 동선 공개에 따라 손님이 끊긴 가게들에 대한 염려를 적었다. 이동경로로 확인된 곳에 대해서는 소독 등 방역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후에는 해당 장소들을 방문해도 안전하다는 이야기다.

″방역당국에서 공개를 하는 이유는 짧은 최단잠복기(잠복기 1일~14일)의 코로나19가 역학조사보다 빠르게 전파될 가능성을 최소화 하기 위함과 행여 역학조사에서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안내하고자 함이지, 동선에 포함된 업체들을 두 번 죽이자는 의도는 아닙니다. 소독을 실시하면 안전하다는 것은 의학이고 상식입니다.”

그는 ‘마녀사냥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따스한 살핌을 보여달라‘며 확진 환자와 접촉자들의 개인정보가 공유되는 일이 발생하는 데 대한 우려도 표현했다. 또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일시에 해주신다면 정말 큰 변화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도와달라’는 당부도 남겼다.

이 글은 100번 넘게 공유됐으며 ”힘내세요”, ”덕분에 잘 이겨내리라 믿어요”, ”공감합니다”, ”전북도민의 힘을 보여줍시다” 등의 응원 댓글들이 달렸다. 

아래는 강씨의 글 전문.

위대한 전북도민들께 바랍니다.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전달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모든 분들이 도배를 해주시면 안 될까요? 만약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시에 해주신다면 정말 큰 변화가 있으리라고 생각하는데 도와주시겠습니까?

몸이 피곤해서가 아닌 안타까움 때문에 속이 상해 너무 힘이 듭니다. 검사량이 늘어나는 것은 그래서 몸이 피곤한 것은 괜찮습니다. 어쩌면 염려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함이기에 하루에 100건이 넘는 검사량도 감당할 수 있습니다. 환자분들에 대한 치료요? 힘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에 서로 협력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감당하고 있습니다. 역학조사도 마찬가집니다. 버겁지만 우리의 역할이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진정 안타까운 것은 우리 도민 한분 한분의 마음이랍니다. 그리고 더욱 안타까운 것은 동선의 공개로 피해를 당하시는 분들입니다. 방역당국에서 공개를 하는 이유는 짧은 최단잠복기(잠복기 1일~14일)의 코로나19가 역학조사보다 빠르게 전파될 가능성을 최소화 하기 위함과 행여 역학조사에서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안내하고자 함이지, 동선에 포함된 업체들을 두 번 죽이자는 의도는 아닙니다. 소독을 실시하면 안전하다는 것은 의학이고 상식입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당장 사무실을 박차고 달려가 그분들의 식당이며 업체에서 두 번 세 번이고 맛나게 밥도 먹고 참치도 먹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도민여러분 마녀사냥은 아무나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힘들어도 따스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렵니다. 동선 공개로 아파하실 그분들에게 우리 위대한 전북도민 여러분들의 따사로운 살핌을 바랍니다.

전북도 보건의료과장 강영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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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라북도 #강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