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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촬영지인 아현동 주민들은 '관광지화'를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와 마포구 등은 촬영지 인근을 관광지로 소개했다.

영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기생충’의 촬영지였던 서울 마포구 아현동을 찾아온 관광객들이 늘어났고, 마포구는 촬영지 인근을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촬영지 인근 지역 주민들은 마포구의 이런 계획이 불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화 속 기택(송강호)의 아들 기우(최우식)가 민혁(박서준)에게 과외를 넘겨받는 장면과 딸 기정(박소담)이 복숭아를 사들고 지나가던 장면의 촬영지인 아현동 ‘돼지슈퍼’ 사장 이정식(77)씨는 아카데미 4관왕 소식이 전해진 지난 11일까지도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돼지슈퍼'를 찾은 관광객들이 촬영지를 둘러보고 있다. 
'돼지슈퍼'를 찾은 관광객들이 촬영지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지만, 여기 찾아오는 사람들이 음료수라도 하나씩 사먹고 가면 좋겠어요, 하하” - 뉴스1(2020. 2. 11.)

이후 서울시는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돼지슈퍼‘를 포함한 ‘기생충’ 촬영지를 서울의 ‘주요 관광 코스‘로 소개했고 마포구청은 ‘돼지슈퍼’ 앞에 포토존을 비롯해 영화에 나온 것처럼 파라솔과 테이블, 의자를 비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씨 등 촬영지 인근 주민들의 반응은 달라졌다. 이씨는 한국일보에 ”우리 가게가 ‘기생충’에 나온 것은 영광인데, 관광지로 만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단체 관광객이 쏟아질 것을 우려했다.

주민들은 또 다른 이유로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한 주민은 ”세계적 관광지로 만든다는데,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가 얼마나 ‘가난하게’ 사는지 보러 온다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 동네의 가난을 관광객에게 전시하겠다는 것이냐”고 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서울관광재단과 서울시 측도 입장을 밝혔다.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관광객들에게는 영화에 나온 촬영지 정도로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고, 서울시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것이 아니다. 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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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영화 #기생충 #봉준호 #아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