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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애플은 생산 지연에 따른 아이폰 공급 차질, 중국 내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꼽았다.

  • 허완
  • 입력 2020.02.18 13:58
  • 수정 2020.02.18 14:31
마스크를 쓴 한 직원이 재개장을 앞둔 애플스토어를 청소하고 있다. 베이징, 중국. 2020년 2월17일.
마스크를 쓴 한 직원이 재개장을 앞둔 애플스토어를 청소하고 있다. 베이징, 중국. 2020년 2월17일. ⓒGREG BAKER via Getty Images

애플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사태에 따른 영향으로 이번 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다고 17일(현지시각) 밝혔다. 중국 공장들의 조업 재개가 지연돼 전 세계적으로 아이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인 데다 중국 내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애플은 1월말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제시했던 회계연도 2분기(2020년 1월~3월) 실적 전망치 630억~ 670억달러(약 74조9700억원~79조6800억원)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며 새로운 전망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애플은 두 가지 요인을 꼽았다. 우선 춘절 연휴가 끝나는 2월10일부터 아이폰 생산 공장들의 조업이 재개됐지만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느린” 속도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아이폰 공급이 일시적으로 원활하지 않은 상태여서 매출에 ”일시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애플 제품에 대한 중국 내 수요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꼽았다. 애플은 2월초 중국 내 모든 오프라인 매장(애플스토어) 운영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일부 지역에서 서서히 영업을 재개하고는 있지만 운영시간이 단축된 데다 ”방문하는 고객 숫자가 매우 적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다만 애플은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의 애플 제품 및 서비스 수요는 ”견고하며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애플의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재개장을 앞둔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베이징, 중국. 2020년 2월14일.
재개장을 앞둔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베이징, 중국. 2020년 2월14일. ⓒASSOCIATED PRESS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주요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코로나19 사태로 매출 전망치를 수정한 사례라고 전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한 축을 차지하는 중국을 강타한 코로나19는 중국산 부품과 하청생산에 의존하는 주요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의 제품 생산 계획에 정통한 한 관계자를 인용해 ”전 세계 수백개의 서로 다른 부품 공급사와 제조사에 의존하는 적기(just-in-time) 부품 공급망 체계는 ‘매우 취약하다’”고 전했다. ”정교하게 이 체계를 조직한 애플에게 이런 문제는 블랙스완 같은 거다. 완전히 허를 찔린 것이다.” 이 관계자의 말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체들도 중국산 부품 공급이 지연되면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 역시 같은 이유로 세르비아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애플은 생산과 판매에 있어서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아이폰을 비롯한 대다수 제품이 중국에 위치한 협력사 공장들에서 생산되며, 중국(홍콩, 대만 포함) 매출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애플은 지난해에도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이유로 15년 만에 처음으로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적이 있다. WSJ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애플에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취약점을 드러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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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애플 #코로나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