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2월 18일 11시 30분 KST

멕시코에서 하교하던 7세 여자아이가 납치·살해돼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매일 평균 10명의 여성이 살해된다.

멕시코시티에서 7살 여아가 실종 5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ABC뉴스에 따르면, 7살 파티마가 실종된 날은 11일이다. 보호자는 당일 교통정체 때문에 하교하는 아이를 데리러 조금 늦게 도착했고, 그사이에 낯선 인물이 파티마를 데리고 사라졌다.

아이의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하고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파티마는 15일 결국 플라스틱 쓰레기봉투에 유기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아이는 옷이 벗겨져 있었으며 고문 등의 흔적이 몸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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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마의 어머니가 자신을 위로하는 여성과 껴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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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마의 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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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마의 생전 사진 

여아 납치 살해 사건은 25세 여성 잉그리드 에스카미야가 남자 친구에 의해 살해되고 시신이 훼손된 채 발견된 지 얼마 안 돼 벌어진 일이라 멕시코 사회에서는 여성살해(여성과 살해를 합친 용어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것을 가리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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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마의 사진을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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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두려움 속에 산다"고 쓰여 있다. 

잉그리드의 훼손된 시신 사진은 언론을 통해 보도됐으며, 시위자들은 ”잉그리드가 어떻게 살해됐는지, 미디어가 그녀의 시신을 어떻게 전시했는지에 대해 분노한다”며 대대적인 집회를 벌이고 있던 참이었다. 

멕시코 소셜미디어에서는 해시태그 ‘파티마에게 정의를’(#JusticiaParaFatima)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파티마는 7살에 불과했고, 늦은 밤에 돌아다닌 것도, 택시를 탄 것도,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것도 아니었다고 말하는 트윗 내용. 범죄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사회 여론을 비꼬며 여성 살해가 여성인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당국의 대처도 시위대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해 달라는 시위대의 요구에 대해 ”이 이슈는 언론에 의해 많이 조작되었다”고 답하는 등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시위대의 지적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파티마를 납치하고 살해한 이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처벌할 것이라면서도,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거나 ‘신자유주의 경제모델’을 여성 살해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해 비판받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매일 평균 10명의 여성이 살해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여성 살해 피해자 비율이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