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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2월 16일 17시 34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2월 16일 17시 37분 KST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장관의 '수사-기소 분리'를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검찰은 '원론적 차원의 발언'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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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짧은 시간 회동을 가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와 소추(기소)는 한 덩어리”라며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검찰 내 수사·기소주체 분리 제안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윤 총장은 지난 13일 부산지방검찰청 방문 당시 직원 간담회에서 ”수사는 형사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소추에 복무하는 개념”이라며 ”컴퓨터 앞에서 조서 치는 게 수사가 아니다. ‘소추와 재판을 준비’하는 게 수사고, 검사와 수사관의 일”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참여정부 때부터 추진돼 온 법원의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구두변론주의 강화 등 사법개혁의 흐름을 설명하면서 나왔다. 재판시스템이 바뀌는 것에 따라 재판을 준비하는 절차인 수사 시스템도 바뀔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윤 총장은 ”사안이 중대해서 검사가 직접 수사한 것은 검사가 직관해야 한다”며 ”소송을 준비하고 법정에서 공소유지를 하는 검사가 소추 여부를 결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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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단순히 조서 재판을 한다면 ‘변론 갱신’ 절차도 필요 없을 것”이라며 ”직접주의′ 본질은 사건 관계자를 법정으로 불러서 그 사람의 경험을 직접 청취해야 하고, 그 청취한 사람이 선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검경 수사권조정 관련 법안 국회 통과에 따라 수사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지난 1월 개정된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작성한 신문조서 증거 능력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 총장은 ”이제는 어느 면으로 보나 수사와 소추는 결국 한 덩어리가 될 수밖에 없고, 검사가 경찰 송치사건을 보완하는 경우에도 경찰과 밀접하게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진술이 나온 상황이나 물증을 입수한 경위 등을 사법경찰관에게 질문하고 소통하면서 업무를 하지 않으면 공소유지하기가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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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검찰은 ”총장은 간담회에서 수사·기소 분리 등 법무부 방침에 대해 언급한 바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형사 사법 시스템 변화에 따른 검찰 업무의 변화를 원론적 차원에서 말한 것일 뿐 추 장관 의견에 반박한 건 아니라는 의미다.

검찰 관계자는 ”총장은 이미 서울중앙지검장 시절부터 검사업무 경험을 토대로 ‘검사의 배틀필드는 조사실이 아니라 법정’ ‘법정이 집무실이다’ ″키맨은 (조서 작성보다는) 법정에서 직접 증언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하라′ 등 법정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바 있다”며 ”이번 부산 격려 방문에서도 이를 재차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21일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해 수사·기소 분리를 포함한 분권형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일선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법무부 장관 주재로 전국 검사장 회의가 소집되는 건 노무현 전 대통령 때인 2003년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