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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가 격리된 교민들에게 보낸 편지

사랑스러움이 묻어나는 편지다.

ⓒ한겨레 / 박종천 감독 제공

“방에 있는 동안 힘드시죠. 제가 항상 옆에서 지켜드릴게요. 어디에든 제가 기도해줄 거예요.”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2주째 격리생활을 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 366명의 격리해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14일, 우한에서 2차 전세기로 귀국해 경찰인재개발원에 머물고 있는 박종천 후베이성 청소년 농구 대표팀 감독이 아산의 한 어린이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해 화제다.

박 감독이 공개한 편지에서 이 어린이는 삐뚤삐뚤한 글씨로 “안녕하세요. 저는 아산시에 사는 ○○○이에요. 방에 있는 동안 힘드시죠. 제가 항상 옆에서 지켜드릴게요. 치료받고 다시 일어나서 힘내보세요. 어디에든 있어도 제가 기도해줄 거예요. 홧팅. 손 열심히 씻으세요”라고 썼다. 이 편지는 지난주께 아산에 거주하는 어린이가 박 감독을 비롯해 격리시설에서 생활 중인 후베이성 교민들에게 건넨 편지로, 정부 관계자가 편지를 복사해 교민들에게 전달했다. 

우한 교민들에게 제공된 생필품 
우한 교민들에게 제공된 생필품  ⓒ한겨레 / 박종천 감독 제공

박 감독은 격리시설 퇴소를 하루 앞둔 이날, 교민들을 지원해온 정부 관계자와 응원을 보내온 아산·진천 주민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 감독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어린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보낸 편지부터 진천군민, 아산시민,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것까지 정말 고맙다. 저희들이 생활하는 것을 돕기 위해 많은 분들이 책도 보내주고 생활용품도 보내주고 후원을 해줬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소할 때는 겁도 나고 몸이 괜찮을지 걱정을 했는데 주변 분들의 염려 덕분에 나올 땐 안심하고 퇴소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종천 감독 
박종천 감독 

2주 동안 격리된 채 생활한 것에 대해 박 감독은 “답답한 것 말고는 크게 힘든 점이 없었다”며 “책도 보고 오랜만에 지인들과 연락도 주고받고 혼자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며 “퇴소 뒤 일주일간 자체적으로 자가 격리를 하고 상황이 안정되면 근처 바닷가로 가 바람도 쐬고 파닥파닥한 생선과 매운탕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정안전부의 설명을 보면,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입소자 527명과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입소자 173명 중 지난달 31일 1차로 귀국한 366명이 전날 받은 최종 검사에서 전원 음성으로 판정을 받고 15일 퇴소한다. 2차로 귀국한 입소자 344명은 16일 격리 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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