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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2월 14일 15시 49분 KST

봉준호의 오스카 레이스 도중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했던 부탁

모두의 소원.

Willy Sanjuan/Invision/AP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봉준호 감독과 그의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고레에다 감독은 지난해 12월 봉 감독이 영화 ‘기생충’의 개봉을 기념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대담을 나눴다. 당시는 봉 감독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한 달 반 정도 남겨두고 ‘오스카 레이스’라 불리는 캠페인을 하고 있던 때였다.

현장을 촬영한 NHK는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 이 대담의 전문을 공개했다. 10년 전부터 친분이 있다고 말한 두 사람은 서로의 영화를 칭찬하며 인사를 나눴다. 특히 고레에다 감독과 봉 감독은 각각 제71회, 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에게 황금종려상을 안긴 작품이 모두 빈곤한 가족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먼저 고레에다 감독은 ‘기생충‘의 발상에 대해 물었다. 이에 봉 감독은 ”이렇게 말하면 내가 변태처럼 보일지 모르지만(웃음), ‘침투’라는 감각에 매료돼 있었다”며 ”타인의 사생활, 특히 부자의 사생활을 엿보려는 느낌”이라고 답했다.

또 고레에다 감독은 “NHK가 당신의 영화를 ‘사회파‘로 보고자 하는 것 같다”고 하자 봉 감독은 ”사회파라고 할 정도도 아니다. 나는 ‘영화파’이고 싶다. 영화 자체가 주는 재미와 흥분, 아름다움이 최우선이다”라고 말했다.

 

Jordan Strauss/Invision/AP
Bong Joon Ho posa en la sala de prensa con los premios de mejor director y mejor película internacional por "Parasite" en los Oscar el domingo 9 de febrero de 2020 en el Teatro Dolby en Los Angeles. (Foto Jordan Strauss/Invision/AP)

아카데미 시상식이 얼마 안 남은 시점이었던 터라 해당 주제도 나왔다. 고레에다 감독은 ”‘기생충‘이 북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오스카의 중심에 ‘기생충’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봉 감독은 ”잘 아시겠지만 영화 감독은 수상을 위해 영화를 만들지는 않는다. 고레에다 감독도 지난해 칸 영화제 이후 같은 기분이었을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봉 감독은 고레에다 감독과 ‘2년 연속 아시아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가져갔다‘는 타이틀로 묶이는 것에 대해 ”드문 일이지만 칸도 ‘지금은 아시아가 중요하다‘는 정치적 판단은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흥미로운 결과는 ‘즐거운 우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두 사람은 이러한 외부 시선이 오히려 불편하다며 입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서로의 향후 계획과 덕담을 주고받았다. 인터뷰 말미, 고레에다 감독은 봉 감독을 부르더니 ”이런 말투는 좀 그렇지만, 국내에서는 국민적 감독이 되고, 황금종려상도 받았고,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더니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오르더라도 지금처럼, 봉 감독 안에 있는 변태적인 부분들을 숨기지 말고, 어찌 됐든 재미있는 영화를 계속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봉 감독은 ”가수는 갑자기 창법을 바꿀 수 없고, 화가는 화풍을 바꿀 수 없듯이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을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바꿀 수 없다”면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앞으로도 그냥 계속 걸어갈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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