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전 세계에서 10만명 넘는 관람객들을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불러모으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올해는 열리지 않게 됐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참가를 포기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결국 주최 측이 올해 행사를 취소하기로 한 것이다.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12일(현지시각) 존 호프먼 회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인한 전 세계적 우려”로 올해 MWC를 개최하는 게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올해 MWC는 2월24일부터 27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이같은 발표는 주요 업체들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참가를 포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텔레콤과 보다폰 등 유럽의 메이저 통신사들이 불참을 선언했고, 인텔과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IT기업들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LG전자도 일찌감치 행사 참가를 포기했다.

불참 선언이 잇따르는 상황에서도 주최 측은 행사를 예정대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중국 후베이성에서 오는 이들의 참석을 금지했고, 모든 참가자들에게 개막 전 최근 2주 간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몰려드는 관람객들로 인한 특수를 기대하는 바르셀로나 시 정부나 스페인 보건당국도 ‘행사 개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업체들을 안심시키려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중국 바깥 지역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벌어지고 있다는 근거는 없다”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 취소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참가업체들의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업체와 참가자들이 대거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세계 각지에서 관람객들이 모이는 만큼 바이러스 확산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가라앉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텔레콤 CEO 팀 회트게스는 자신의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전 세계에서 온 많은 관람객들이 대규모로 모이는 것은 특히 위험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그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