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봉준호 감독 관련 공약을 내걸고 나선 대구 지역 자유한국당 의원을 맹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11일(이하 한국시각) 페이스북에 ”한국의 보수, 절망적이다”라며 ”(자유한국당은) 봉 감독은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CJ 이미경 부회장은 자리에서 끌어내려 미국으로 망명 보냈던 분들 아니냐”고 적었다.
앞서 봉 감독은 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관왕 쾌거를 이룩했다. 이후 봉 감독의 출신이 대구라는 사실이 새삼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대구 달서구병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당 원내대책회에서 ‘봉준호 영화박물관’을 건립해 대구신청사와 함께 세계적인 영화테마 관광 메카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대구 지역에 출마한 배영식 한국당 예비후보는 봉준호 영화의 거리 조성, 봉준호 카페 거리 만들기, 봉준호 생가터 복원, 봉준호 동상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같은 한국당의 언급에 진 전 교수는 ”자본가를 탄압하는 보수 정권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라며 ”그랬던 분들이 이제 와서 봉 감독의 쾌거에 숟가락 올려놓으려 하다니, 얼굴도 참 두텁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게다가 그 방식이 생가복원. 정확히 박정희 우상화하던 방식”이라며 ”이 소식이 외신으로 나가면 문화강국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이명박 정부가 정부 비판 성향 문화예술인들을 대상으로 만든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창동, 박찬욱 감독 등과 이름을 올렸다. 이번 진 전 교수의 비판은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이 봉 감독 블랙리스트 등재와 무관하지 않은데 이제 와서 오스카 4관왕의 영광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