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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 프라이머리 : 샌더스가 민주당 경선 레이스 선두주자로 치고 나간다

샌더스가 뉴햄프셔에서 승리하며 초반 레이스를 주도하게 됐다.

  • 허완
  • 입력 2020.02.12 14:46
  • 수정 2020.02.12 15:13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en. Bernie Sanders, I-Vt., smiles while speaking to supporters at a primary night election rally in Manchester, N.H., Tuesday, Feb. 11, 2020. (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en. Bernie Sanders, I-Vt., smiles while speaking to supporters at a primary night election rally in Manchester, N.H., Tuesday, Feb. 11, 2020. (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ASSOCIATED PRESS

두 번째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지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을 꺾고 1위를 차지했다. 첫 번째 경선지였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위와 근소한 격차로 2위를 기록했던 샌더스가 경선 레이스 초반 선두주자로 치고 나가는 형국이다.

반면 초기 대세론을 형성했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이오와에서 4위로 부진한 데 이어 뉴햄프셔에서는 한 자릿수 득표에 그치며 5위로 밀려났다. 부티지지는 샌더스에 이어 2위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미네소타)과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 각각 3~4위를 기록했다.

11일(현지시각) 개표가 87%가량 진행된 가운데 샌더스는 25.8%의 득표율로 24.4%를 기록한 부티지지에 앞서 1위를 달렸다. NBC뉴스CNN 등은 개표가 80%가량 진행됐을 무렵 자체 예측모델을 근거로 샌더스의 승리가 확정됐다고 일찌감치 보도했다.

 

샌더스도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승리를 자축하는 연설을 했다.

″오늘 이곳에서의 승리는 도널드 트럼프 종말의 시작입니다.” 본격적인 연설의 포문을 연 샌더스의 이 말에 우레와 같은 박수와 구호가 터져나왔다. ”버니가 트럼프를 꺾는다! 버니가 트럼프를 꺾는다!(Bernie beat Trump! Bernie beat Trump!)”

샌더스는 우선 다른 후보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그게 우리가 되면 좋겠지만” 어떤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해 대선후보가 되더라도 ”이 나라 근대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통령”을 꺾기 위해 민주당이 단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샌더스는 곧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믿는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는 전국 각지에서 수백만명이 참여하는 전례없는 풀뿌리운동이 있고, 여러 세대와 여러 인종이 똘똘 뭉친 전례없는 정치 운동이 있”다고, 샌더스는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선거운동이 (마이클 블룸버그 같은) ”억만장자들”이나 ”억만장자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후보들”을 상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뒤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이길 겁니다. 우리에게는 이 나라 전역의 노동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위한 계획이 있기 때문입니다.”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en. Bernie Sanders, I-Vt., speaks to supporters at a primary night election rally in Manchester, N.H., Tuesday, Feb. 11, 2020. (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en. Bernie Sanders, I-Vt., speaks to supporters at a primary night election rally in Manchester, N.H., Tuesday, Feb. 11, 2020. (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ASSOCIATED PRESS

 

샌더스는 이어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대선후보 수락 연설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말들을 이어갔다.

″건강보험은 특권이 아니라 인간의 권리입니다. 부유층과 권력층은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공정한 몫의 세금을 내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등록금이 없는 공립대학을 만들고 모든 학자금대출을 탕감할 것입니다.” 샌더스가 한껏 고조된 목소리로 말했다.

샌더스는 기후변화라는 ”존재론적 위기”를 언급하면서는 ”화석연료 기업들에게 그들의 단기 수익이 우리 지구의 미래보다 더 중요하지 않다고 주저없이 말할 것”이라고 했고, ”인종차별적이고 망가진 형사사법제도”를 손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종합적인 이민 개혁”을 약속했고, ”전미총기협회(NRA)가 아닌 미국인들의 뜻에 따라” 총기 규제 정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신중절(낙태)권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에서는 정부가 아니라 여성이 자신의 삶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의 선거운동은 그저 트럼프를 꺾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이 나라를 완전히 바꾸고자 하는 것입니다. 월스트리트(금융계)와 보험 업계, 제약회사, 화석연료 업계, 군산복합체들에 맞설 용기를 갖고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샌더스의 말이다.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en. Bernie Sanders, I-Vt., waves to supporters at a primary night election rally in Manchester, N.H., Tuesday, Feb. 11, 2020. (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en. Bernie Sanders, I-Vt., waves to supporters at a primary night election rally in Manchester, N.H., Tuesday, Feb. 11, 2020. (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ASSOCIATED PRESS

 

NBC는 자체 출구조사를 근거로 샌더스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참여한 민주당 유권자들 중 18~29세 젊은층에서 56%의 지지를 얻어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했다고 전했다. 또 샌더스는 스스로를 ‘매우 진보적’이라고 밝힌 유권자들에게서 51%의 지지를 얻어 또다른 진보 후보인 워렌(18%)을 크게 앞질렀다.

그밖에도 샌더스는 저소득층과 대학 학위가 없는 유권자 사이에서도 각각 35%와 30%를 기록해 다른 후보들에 크게 앞섰다.

반면 부티지지는 ‘트럼프를 꺾을 가능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응답한 유권자들 중 28%의 지지를 얻어 샌더스(21%)와 클로버샤(20%)에 앞섰다. 이 유권자들 중 바이든을 선택한 건 11%에 불과했다.

부티지지는 또 스스로를 중도·보수라고 답한 유권자들 사이에서 25%를 얻어 샌더스(16%)와 바이든(11%)에 앞섰다.

3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한 클로버샤는 65세 이상(32%)과 중도·보수(28%) 민주당 유권자들 사이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샌더스와 부티지지는 뉴햄프셔주에 배정된 24명의 대의원 중 각각 8명을 가져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해 대선후보에 지명되려면 최소 1991명의 대의원을 확보해야 한다.

각각 22일과 29일에 열릴 네바다 코커스(대의원 36명)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54명)가 끝나면 3월 첫 주에는 14개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튜즈데이’를 맞이하게 된다. 압도적 규모의 선거자금을 지출하고 있는, 바이든을 대체할 중도 진영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경선에 합류한다.

바이든은 개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서둘러 뉴햄프셔를 떠나 사우스캐롤라이나로 향했다. 핵심 지지층 중 하나로 꼽히는 흑인 인구 비율이 높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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