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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욱이 '반려견 파양 미화' 비판에 해명 글을 썼다 (전문)

KBS '개는 훌륭하다’ 방송 사연을 모집했다

  • 박수진
  • 입력 2020.02.12 10:46
  • 수정 2020.02.19 21:39
KBS '개는 훌륭하다'
KBS '개는 훌륭하다' ⓒKBS

강형욱이 자신이 출연 중인 KBS 2TV ‘개는 훌륭하다’ 속 프로젝트 내용과 관련해 ‘반려동물 파양을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자 해명에 나섰다.

강씨는 지난 6일, 파양을 후회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예전 반려견을 만나게 해주자는 취지의 ‘행복하개 프로젝트’에 관한 소개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제작진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어떤 사람들은 남모르게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보고 싶은 개가 한 마리씩 있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만나게 해드리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 식당에서 나오는데 저의 팬이라고 하시면서 그 분이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사실 자신이 아끼던 개가 있었는데,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다른 집에 두고 오셨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냥 귀담아듣지 않고 있었는데, 그때 그 분의 눈을 보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으셨어요. 저를 보시고는 ”그 녀석이 나는 기억할까요?”라고 물어보셨어요. 저는 당연히 기억할거고 영원히 기다릴 거라고 말했던 적이 있어요.

혹시 여러분도 보고 싶은 반려견이 있으신가요?” (강형욱 인스타그램 글 중 발췌)

이 글에 달린 댓글들 중에는 어렸을 때 키우던 개가 보고 싶다거나 임시보호했던 동물들이 보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지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것은 반대 의견들이었다. ”신청자가 다시 그 반려견을 책임지지 않을 거라면 만나지 않기를 바란다”, ”잘 지내는 아이들 마음 뒤쑤시는 감성팔이 하지말라”, ”버린 주제에 만나고 싶다니 가증스럽다” 등이다.

비슷한 내용의 댓글들이 이어지자 강씨는 11일 다시 인스타그램에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 글을 올렸다.

그는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셨던 것처럼 이사하면서 자신의 개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분들이 많다”면서 ‘물건 버리듯 버리는 사람들은 절대 잘한 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먼저 밝혔다. 또 ”전에 있던 개가 커서 키우기 힘들어서 이번에 작은 견종으로 바꿨다고 말하는 사람들” 등의 예를 들며 ”이 프로그램은 (앞서 예를 든 것과 같은) 자신의 반려견을 섣불리 유기하고 파양하는 사람들이 나올 수 없다”며 ”정말 꼭 만나야 하는 사연을 신중하게 찾아보겠다”고 적었다.

하지만 사연 신청자들이 아닌, 동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비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쪽만 생각하지 말라”,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강아지 입장에서 생각하면 만나서는 안 된다”, ”어떤 사연이 있든 후회하면서 사는 게 파양이라는 선택을 한 결과이니 감내해야 한다” 등이다.

‘후회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 자체가 파양을 승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내용의 지적도 있다.

한편 해명 글에는 ‘임시보호했던 사람들에게 근황을 알려주는 기획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의 댓글들도 여럿 달렸다.

아래는 강씨가 11일 올린 해명 전문이다.

제가 썼던 글이 어떤 분들에게는 아픈 기억을 다시금 생각나게 했고, 또 어떤 분들을 화나게 하였어요. 키우던 반려견을 다른 곳으로 보낼 때 어떤 이유로도 정당하고 당당할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저는 제가 만난 어르신이 했던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오해를 하게 만들었어요.

이번에 준비하는 프로그램은 자신의 반려견을 유기하고 파양한 사람들을 아름답게 만들어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아니에요. 저도 이전 피드의 댓글을 보면서, ”왜 당신 같은 사람이 댓글을 남겨?”라고 느꼈던 댓글들이 있었어요. 그런 반면 한번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던 댓글도 있었죠.

여러분. 여러분들도 살면서 우리 집을 스쳤던 반려견들이 있었을 거예요. 기억도 나지 않는 내 사진 속에서 내 옆에 있던 예쁜 개도 있을 거예요. 학교를 다녀와 보니 내 반려견이 없어져 있던 적도 있을 수 있어요. 가난으로 중학교 때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서 헤어진 내 하나뿐인 강아지가 있을 수도 있어요…. 맞아요. 잘한 건 아니에요.

필요 없어져서 물건을 분리해서 버리듯 반려견을 버리는 사람들도 있어요. 저는 현장에서 그런 사람들을 자주 만나요. 전에 있던 개가 커서 키우기 힘들어서 이번에 작은 견종으로 바꿨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내 앞에서 정면으로 마주할 때가 많아요.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셨던 것처럼 이사하면서 자신의 개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분들이 많아요. 자신은 새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내 반려견은 아무도 모르는 외딴곳으로 그냥 보내버리죠. 절대 잘한 게 아니에요. 반려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이해할 수 없죠.

그런데 후회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자신의 잘못과 실수를 사무치게 원망하면서 한 번만이라도 잘 사는 모습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분들이 있어요. 볼 수 없다면 또 볼 수 없게 됐다면, 소식만이라도 알았으면 좋겠어 하는 분들이 있어요. 실제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반려견을 사고 버리고 학대했던 분들이 아니었어요. 가난은 누가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가난할 땐 정말 어떤 방법도 없을 때가 있어요. 나보다 좋은 환경이라기에 보냈던 분도 계세요. 그리고 열악한 환경에서 구조해서 정성으로 살려낸 유기견을 먼 나라로 보냈던 분들도 계세요.

이 프로그램은 자신의 반려견을 섣불리 유기하고 파양하는 사람들이 나올 수 없어요.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사연을 받아보려고 했던 것이 많은 분을 아프게 했고, 이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어요. 정말 꼭 만나야 하는 사연을 신중하게 찾아볼게요. 그리고 다시 공지 올립니다. 여러분들이 꼭 보고 싶은 반려견이 있다면 저희에게 사연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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