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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의 핵심 지지층인 노년층이 흔들리고 있다

조 바이든을 지지했던 이들은 피트 부티지지라는 '젊은 피'로 눈을 돌리고 있다.

  • 허완
  • 입력 2020.02.11 17:42
Democratic candidate Joe Biden speaks at a 'get out the vote' event at Alvirne High School in Hudson, NH, U.S., February 9, 2020.  REUTERS/Kevin Lamarque
Democratic candidate Joe Biden speaks at a "get out the vote" event at Alvirne High School in Hudson, NH, U.S., February 9, 2020. REUTERS/Kevin Lamarque ⓒKevin Lamarque / Reuters

허드슨, 뉴햄프셔주 - 나이 많은 미국인들은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정말 좋아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들은 오는 11월에 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수 있을 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정말 슬프다. 슬픔이 밀려온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전날인 10일(현지시각), 이곳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바이든의 연설을 지켜보던 로라 노리스(62)씨가 말했다.

″트럼프를 상대하려면 인정사정 없이 나가야 한다. 그(바이든)의 때는 지나갔다고 본다. 그가 잘 되기를 원했는데 슬프다.” 지역 채석장에서 일한다는 노리스씨가 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가 진행되는 동안 노년층 사이에서의 높은 지지율은 바이든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였다. 그러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임박한 지금, 바이든이 이미 상당히 뒤쳐져있는 가운데 노년층 유권자들은 70대인 바이든 대신 ‘젊은 피’로 지지후보를 바꾸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콕 집어 말하자면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지냈던 피트 부티지지가 바로 그 인물이다. 그는 지난 주말 동안 뉴햄프셔주 곳곳에서 가는 곳마다 청중들을 끌어모았다.

KEENE, NEW HAMPSHIRE - FEBRUARY 08: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former South Bend, Indiana Mayor Pete Buttigieg arrives at a Get Out the Vote rally February 08, 2020 in Keene, New Hampshire. (Photo by Win McNamee/Getty Images)
KEENE, NEW HAMPSHIRE - FEBRUARY 08: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former South Bend, Indiana Mayor Pete Buttigieg arrives at a Get Out the Vote rally February 08, 2020 in Keene, New Hampshire. (Photo by Win McNamee/Getty Images) ⓒWin McNamee via Getty Images

 

″세상의 모든 게 바뀌고 있다고 본다. 더 젊은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보다 장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요일(9일) 내슈어에서 열린 부티지지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매사추세츠주에서 왔다는 전염병 전문의 딕 엘리슨(68)씨가 말했다. ”그동안 바이든이 이룬 업적을 무척 좋아하지만 에너지 면에서 한계가 있는 것 같다.”

9일 바이든과 부티지지는 1마일(약 1.6km)가량 떨어진 매우 가까운 곳에서 유세를 펼쳤다. 그러나 두 사람이 서로 다르 듯, 유세 현장의 모습도 전혀 달랐다. 한 중학교에서 열린 부티지지의 유세에는 1800여명이 몰렸고, 그가 ”페이지를 넘기는 것”과 트럼프를 상대하기 위해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것에 대해 언급하는 동안 사람들은 그의 플래카드를 흔들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청중들의 에너지는 요란했으며, 이는 뉴햄프셔주에서 부티지지가 기세를 올리고 있는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이었다.

반면 바이든의 유세는 매우 엄숙한 분위기였다. 1시간 반 동안 이어진 연설에서 첫 번째 박수가 나오기까지는 15분이 걸렸다. 백악관을 되찾는 것을 시작으로 미국의 정체성을 회복하자고 말했을 때였다. 바이든이 (1972년 교통사고로 첫 번째 아내와 갓난 딸을 잃고, 2015년 암으로 장남을 잃은) 거대한 개인적 상실들을 언급하는 동안 600명 가량의 청중들은 조용히 그의 말을 들었다. 일부 청중들은 바이든과 그의 아내 질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으로 질문을 시작하기도 했다.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도 인생에서 많은 것들을 잃었습니다.” 바이든이 연설 도중 말했다.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잃었습니다. 아들을 암으로 잃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나라를 잃는 것을 가만히 서서 지켜보기만 한다면 저는 천벌을 받을 겁니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HUDSON, NEW HAMPSHIRE - FEBRUARY 09: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former Vice President Joe Biden speaks during a campaign event on February 09, 2020 in Hudson, New Hampshire. (Photo by Justin Sullivan/Getty Images)
HUDSON, NEW HAMPSHIRE - FEBRUARY 09: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former Vice President Joe Biden speaks during a campaign event on February 09, 2020 in Hudson, New Hampshire. (Photo by Justin Sullivan/Getty Images) ⓒJustin Sullivan via Getty Images

 

바이든의 이 말은 이날 밤 처음으로 청중들을 자리에서 일으켜세웠다. 그러나 이 말은 동시에 특히 아이오와 코커스에서의 부진 이후 그가 다른 후보들을 뒤쫓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바이든 선거캠프는 유권자 구성이 더욱 다양한 지역인 네바다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릴 프라이머리에서 바이든이 훨씬 더 나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바이든이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는 그 지역 출신 상원의원 두 명이 (경선 레이스에서) 뛰고 있는 두 개 주(버니 샌더스의 버몬트, 엘리자베스 워렌의 매사추세츠)에 둘러싸여 있다.” 뉴햄프셔주 소도시 킨(Keene)에서 바이든 담당 선거구 관리위원(precinct captain)으로 일하는 진 팔투스(67)가 말했다. ”조도 뉴햄프셔에서 승리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큰 승리를 거둘 거다. (14개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질) 슈퍼 튜즈데이 때 남부 지역 주들에서도.”

바이든이 트럼프를 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과장되어 있으며, 그가 다른 그 어떤 후보들 만큼이나 트럼프와 정면으로 맞설 수 있다는 의견을 고수하는 지지자들도 있다.

″내가 아프리카에도 가봤고, 사자도 봤는데 그의 포효가 예전 만큼 크지 않을지는 몰라도 그는 여전히 좋은, 건강한 사자다.” 허드슨에서 열린 바이든의 유세가 끝난 뒤, 인근 맨체스터에서 왔다는 우편 노동자 리처드 라플란트씨가 말했다.

그럼에도 지난 금요일(7일) 밤 열렸던 TV토론에서 바이든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그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노년층 유권자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KEENE, NEW HAMPSHIRE - FEBRUARY 08: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former South Bend, Indiana Mayor Pete Buttigieg speaks at a Get Out the Vote rally February 08, 2020 in Keene, New Hampshire. (Photo by Win McNamee/Getty Images)
KEENE, NEW HAMPSHIRE - FEBRUARY 08: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former South Bend, Indiana Mayor Pete Buttigieg speaks at a Get Out the Vote rally February 08, 2020 in Keene, New Hampshire. (Photo by Win McNamee/Getty Images) ⓒWin McNamee via Getty Images

 

재프리에 거주한다는 은퇴한 릭 게흐리치(64)씨는 8일 킨에서 열린 부티지지 유세에 참석했다. 그는 부티지지와 바이든 중 누구를 지지할지 아직 고민하는 중이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경제나 그밖의 다른 문제들에 대한 후보들의 시각보다는 누가 도널드 트럼프를 상대로 이길 수 있을지를 두고 지지후보를 결정하게 될 거다.” 그가 말했다. ”바이든이 약간 늙고 약해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그가 트럼프를 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역시 부티지지 유세에 참석한 마크 스티븐스(69)씨도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는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믿지만, 트럼프가 바이든의 아들 헌터 바이든과 우크라니아의 ‘부적절한 관계‘를 공략해 바이든을 무너뜨리려 하는 것에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책 편집자로 일하는 매사추세츠 토박이라는 그는 2004년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존 케리를 겨냥한 ‘쾌속선 논란’ 공격이 벌어졌던 것과 현재 상황을 비교했다. 공화당은 쾌속선 지휘관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케리가 부상 때문에 본토로 전환 배치된 것을 두고 ‘그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 아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트럼프가 헌터 바이든 논란으로 바이든을 공격하는 건) 내가 볼 때는 웃음 밖에 안 나온다.” 그가 말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2004년에 존 케리가 출마했을 때 공화당에서 그 쾌속선 논란을 들고 나왔을 때 나는 24시간도 못 가서 논란이 끝날 거라고 봤지만 결국 그게 그를 무너뜨렸다. 무너뜨렸다. 정말이지 터무니 없고 우스꽝스러운 논란이었지만 그게 그를 무너뜨렸다.”

바이든 캠프가 부티지지의 기세에 위협을 느꼈다는 건 분명하다. 8일, 바이든 쪽은 부티지지의 공직 경험이 고작 10만명을 조금 넘는 도시의 시장직 뿐이라는 사실을 조롱하는 선거광고를 내보냈다.

그러나 킨 주민이자 은퇴한 심리학자인 래리 필립스씨는 부티지지의 경험 부족에 대한 주장을 전혀 수긍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트럼프는 무슨 경험이 있었나? 아무 것도 없었다. 전혀.” 필립스씨가 말했다. ”물론 (부티지지가) 더 많은 정치 경험을 가졌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큼) 충분히 똑똑하고 신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 허프포스트US의 Older Voters Are Getting Worried About Joe Bide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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