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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2월 11일 15시 51분 KST

아카데미상 두 번 받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카즈 히로가 일본 국적을 포기한 이유를 말했다

그의 답변에 공감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이렇게 말하는 건 미안하지만, 나는 일본을 떠나 미국인이 되었다. (일본) 문화가 싫어져버렸고, (일본에서) 꿈을 이루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살고 있다. 미안하다.”

영화 ‘밤쉘’로 생애 두 번째 오스카 트로피를 받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카즈 히로가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에서의 경험이 수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가 이와 같이 답했다고 10일 전했다.

Jordan Strauss/Invision/AP

그는 일본 교토 출신으로, 츠지 카즈히로라는 이름으로 미국 LA 등지에서 30년 넘게 영화 특수효과 아티스트와 조각가로 활동해오다 지난해 3월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첫 번째 오스카는 지난 2018년 영화 ‘다키스트 아워‘에서 게리 올드먼을 윈스턴 처칠로 변신시킨 작업을 인정받으며 수상했다. 이번 두 번째 오스카는 ‘밤쉘’에서 샤를리즈 테론을 미국 폭스TV 앵커로 유명한 메긴 켈리로 변신시켜 받았다. 두 작품 모두 유명 배우가 실존 인물을 연기했던 까다로운 경우들이다. 

처칠을 연기하게 된 게리 올드먼이, 순수미술 작업에 열중하기 위해 할리우드를 떠났던 그의 복귀를 강력하게 주장해 ‘다키스트 아워’에 합류하게 된 일화 역시 알려져 있다.   

getty images
(왼쪽부터) 샤를리즈 테론, 메긴 켈리로 분한 영화 속 테론, 메긴 켈리
getty images
(왼쪽부터) 게리 올드먼, 처칠로 분한 영화 속 올드먼, 윈스턴 처칠

야후 재팬에는 카즈 히로의 이 발언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댓글로 달렸다. 그중 ‘비추천‘을 빼고도 7000이 넘을 정도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적당한 때에만 일본인인 것이 특별(하게 작용)했는가 질문하는 것은 과연 괜찮으냐’는 내용이다.

″이 사람은 해외에서 노력하고 성공한 사람이다. .... 자국에서 갇혀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솔직히 아카데미상을 받지 않았으면 일본 언론도 그렇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다. 적당한 때에만 일본인인 것이 특별하냐는 것은, 어떤 것일까 싶다.”

비슷하게 ”이런 의견이야말로 귀기울여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재를 소중히 하지 않으면 국가의 쇠퇴로 이어진다는 것을 정치인들이 빨리 인식해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밖에도 ”일본에서는 실력이 있어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개인적 공감을 표하거나, 처음 일하던 소속사를 나가면 사실상 업계에서 퇴출되는 일본 연예계의 관행을 예로 들며 ”중소기획사나 프리랜서인 인간은 햇빛을 볼 수 없는” 문화를 한탄하는 내용도 있었다. 

John Shearer via Getty Images
'밤쉘' 배우 샤를리즈 테론과 카즈 히로

기사를 쓴 아사히의 오가타 토시 기자는 개인 트위터에도 이번 발언을 공유했다. 이 트윗은 하루 동안 1천300회 넘게 리트윗 됐고, 역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그중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것은 단체주의 문화에 대한 피로감을 말하는 답글들이었다.

″일본은 개인을 개인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한 사용자는 자신이 카즈 히로의 인터뷰에서 본 발언이라면서 ”그는 상을 받으면 일본인의 자랑이 된다든가, 일본인으로서 기쁘다든가 하는 것이 괴롭다고 했다”, ”그는 그것이 자기가 미국 국적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Jordan Strauss/Invision/AP
'밤쉘'의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링 팀 (왼쪽부터) 앤 모건, 카즈 히로, 비비안 베이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