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가 ‘봉준호의 페르소나’라는 수식에 입을 열었다.
송강호는 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과 공식석상에 함께 선 것이 ‘살인의 추억’) 제작보고회라고 기억된다”면서 ”봉준호 리얼리즘의 진화를 목격하며 20년이란 세월을 지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2006년 ‘괴물‘, 2013년 ‘설국열차‘, 2019년 ‘기생충’까지 총 네 편의 영화에서 봉 감독과 협업했다. 봉 감독의 장편 영화 7편 중 반이 넘는 작품을 함께 한 것이다.
이에 송강호에게는 ‘봉준호의 페르소나’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는 ”어떻게 보면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20년 봉준호 리얼리즘이 완성된 지점에 온 작품이라는 생각이 감히 들었다”며 ”배우가 아닌 팬으로서 ‘살인의 추억’부터 쭉 봐 오며 봉준호 감독이 놓지 않았던 끈, 삶에 대한 성찰, 발전, 깊이 있는 시선들을 느끼면서 함께 감동을 받고 지냈던 것 같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5번째 협업은 확신을 할 수 없다”고 장난스레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송강호는 ”너무 힘들었다. 계단도 많이 나오고, 비도 맞아야 되고, 반지하 내려보내고 해서”라며 ”다음에 사장 역을 시켜주면 페르소나가 될 지 한 번 생각해 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기생충’의 주역 전원이 함께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오스카 4관왕 쾌거를 만끽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