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20년 02월 10일 12시 30분 KST

스위스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처벌하기로 했다 (국민투표 결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행위는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ASSOCIATED PRESS
A person holds a flag during a meeting of the 'yes to protection of lesbians, gays and bisexuals committee' in Bern, Switzerland, Sunday, Feb. 9, 2020. Swiss voters are delivering their verdict Sunday on a measure that would make it illegal to discriminate against people because of their sexual orientation. (Peter Klaunzer/Keystone via AP)

스위스가 인종·종교에 대한 차별에 국한되어 있던 기존 차별금지법의 적용 대상을 확대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기로 했다. 성소수자 차별 행위를 하면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9일(현지시각) 실시된 국민투표 결과다.

스위스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를 보면,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투표율 40.9%) 중 63.1%는 차별금지법 확대에 찬성표를 던졌다. 2000년대 초에 이미 이와 비슷한 법안을 제정했던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그동안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법이 없었던 스위스도 마침내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갖게 된 것이다.  

Denis Balibouse / Reuters
A poster in favour of the change of the penal code is pictured ahead of a referendum on anti-homophobia law in Geneva, Switzerland, February 6, 2020. The poster reads : "Yes to the change of the penal code". Picture taken February 6, 2020. REUTERS/Denis Balibouse

 

스위스 의회는 2018년 12월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의 차별금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행위를 최대 징역 3년형으로 처벌하는 내용이다. 누군가의 성적지향을 이유로 물건을 판매하지 않거나 식당 입장을 거부하는 일, 공공장소와 TV, 소셜미디어 등에서의 성소수자 혐오발언 등이 처벌 대상이다. 다만 지인 또는 가족 간 사적 대화에서 나온 이야기는 처벌되지 않는다.  

법안이 통과되자 기독교 보수 단체들과 우파 민족주의 정당 스위스국민당(SVP) 등은 이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성소수자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있다는 논리다. 이들이 국민투표 성사 요건인 5만명의 서명을 받아내는 데 성공하면서 이날 국민투표가 실시됐다. 

FABRICE COFFRINI via Getty Images
A campaign poster showing gagged Swiss MP Celine Amaudruz of right wing populist Swiss People's Party and asking Swiss voters in a referendum to reject a proposed ban on discrimination based on sexual orientation, charging it will lead to censorship, is seen on a billboard in Geneve, on January 30, 2020. - For gay rights campaigner Jean-Pierre Sigrist, the new law being voted on in a referendum in Switzerland on Sunday might have stopped him getting beaten up four decades ago. (Photo by Fabrice COFFRINI / AFP) (Photo by FABRICE COFFRINI/AFP via Getty Images)

 

성소수자 권리 보호를 기준으로 보면, 스위스는 유럽 국가들 중 보수적인 쪽에 속한다. 국제성소수자협회(ILGA) 유럽지부가 집계한 2019년 랭킹에서 스위스는 29점(100점 만점)으로 49개국 중 28위에 머물렀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범죄 및 혐오발언 부문에서는 관련 법이나 정책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0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스위스 성소수자 단체 LOS는 ”우리가 이겼다”며 ”다음 단계는 동성결혼 (합법화)”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서유럽 국가들 중에서 아직 동성결혼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은 건 이탈리아와 스위스 밖에 없다고 전했다. 두 나라에서는 동성 커플에게 ‘시민결합’이 허용되지만 법적인 결혼이 인정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