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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 이탈리아에서 한 중국계 이탈리아인이 '프리허그' 시위를 벌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세계 곳곳에서 중국인과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정서가 급증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20.02.07 17:49
  • 수정 2020.02.07 17:5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중국인과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정서가 급증하고 있는 지금,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눈에 띄는 침묵 시위가 열렸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중국계 이탈리아인 마시밀리아노 마르틸리 장은 지난 2일 마스크를 쓰고 눈을 가린 채 인파로 북적이는 피렌체 시내 한복판에 섰다.

그의 옆에는 이탈리아어와 중국어, 영어로 적힌 플래카드가 있었다. 그 메시지는 간결했다.

″저는 바이러스가 아닙니다. 저는 인간일 뿐입니다. 편견을 뿌리뽑읍시다.” 

'I'm not a virus. I'm a human.'
"I'm not a virus. I'm a human." ⓒUGIC
'I'm not a virus. I'm a human.'
"I'm not a virus. I'm a human." ⓒUGIC
'I'm not a virus. I'm a human.'
"I'm not a virus. I'm a human." ⓒUGIC

 

길을 지나던 행인들은 플래카드를 유심히 살펴보거나, 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몇몇 사람들은 그에게 다가와 ‘프리허그’를 건넸고, 누군가는 그의 마스크와 안대를 벗긴 뒤 진하게 포옹했다.

중국계이탈리아인 청년 단체 ‘UGIC’가 4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 침묵시위 영상은 페이스북에서만 33만건 넘는 조회수와 9200회 넘는 공유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I'm not a virus. I'm a human.'
"I'm not a virus. I'm a human." ⓒUGIC
'I'm not a virus. I'm a human.'
"I'm not a virus. I'm a human." ⓒUGIC

 

한편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중국인 학생이 많은 로마의 한 학교를 ‘깜짝 방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나 중국에 대한 혐오 정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불안을 누그러뜨리고 중국을 향한 우애를 보여주려는 시도였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같은 날,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보다 직접적으로 ”일부 학교 교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중국인과 중국인 어린이들을 겨냥한 차별은 완전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Italian President Sergio Mattarella meets children from the 'Daniele Manin' school in Rome's Chinese district, Italy February 6, 2020. Paolo Giandotti/Presidential Palace/Handout via REUTERS
Italian President Sergio Mattarella meets children from the "Daniele Manin" school in Rome's Chinese district, Italy February 6, 2020. Paolo Giandotti/Presidential Palace/Handout via REUTERS ⓒReuters

 

앰네스티 이탈리아지부 대표 잔니 루피니는 ”우리나라에서 창피하게도 중국인 혐오증 바람이 불고 있다”며 ”중국 국적자들, 중국 출신 이탈리아 시민들, 언뜻 보기에 중국인이라는 의심을 받는 아시아인들은 그들이 누구인지와 무관하게 바이러스 전파자 취급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곳곳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인종차별을 겪었다는 소식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주독일대사관은 베를린에서 한 중국인 여성이 집단 구타를 당한 사건을 언급하며 ”신변안전에 주의”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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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인종차별 #이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