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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2월 05일 15시 57분 KST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에 대한 혐오는 감염병을 막기보다 확산하게 만들 수 있다'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도움은 되지 않는다'

뉴스1
2일 오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12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부천의 한 약국의 모습. 12번째 확진자 A씨(49·중국)는 지난달 28일 오후 3시 50분쯤 이 건물 4층에 있는 내과의원을 들린 후 해당 이 약국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2020.2.2

‘기존 감염자에 대한 지나친 편견이나 신상털이는 새로 나올 감염자로 하여금 자기 증상을 숨기게 만들 수 있다.’ 의료인류학자인 박한선 서울대 교수가 4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제기한 우려다. 중국인, 혹은 동아시아인이면 무조건 감염자로 간주해 배제하는 등의 차별과 혐오 사례가 한국과 세계 곳곳에서 나오는 것과 관련해 한 말이다.

박 교수는 배제를 원하는 것은 인간 본성과 진화적 관점에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강한 불안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배제 정서에 대해, 동시에 ”신종 감염병을 막는 데 도움은 되지 않는 심리적 반응”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국경을 막는 조처로 얻을 수 있는 예방 효과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현재 이미 발생한 감염의 경로를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가급적 더 많은 사람들이 누구를 만났고, 증상은 언제 생겼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감염자, 혹은 감염됐을지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공격적인 사회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알리기보다 숨기려고 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염병이 대유행을 하면 3단계로 대중의 반응이 나타납니다. 처음은 자신이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 두 번째는 감염이 됐을 것 같은 집단에 대한 집단적인 혐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희생양 찾기가 시작되는데요. 이런 문제를 누가 만들었느냐, 보건 관련 공무원이나 의료인을 탓하는 식으로 흐르죠.”

 

″많은 사람들이 누구를 만났고, 언제부터 증상이 있었고, 이런 것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환자에 대해서 이렇게 배제하고 편견이 가득한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증상이 있는 사람도 증상을 숨기거나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실제로 메르스 때 그런 일이 있었거든요. 감염자 신상털이하고, 초등학생인 (의료진의) 자녀 등교를 (학교가) 거부하고 그랬거든요. 이렇게 희생양 찾기가 시작이 되면 사회적인 신뢰가 깨지니까 2차적, 3차적 문제가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2월 4일 CBS 인터뷰 중)

박 교수는 감염된 당사자라면 증상 내용과 많은 사람들을 접촉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말하고, 주변에서는 감염자를 지지하고 격려하면서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전체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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