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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티지지가 '게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민주당원의 격한 반응

민주당 당직자의 대응에 찬사가 쏟아졌다.

  • 허완
  • 입력 2020.02.05 15:53
  • 수정 2020.02.05 15:57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former South Bend, Ind., Mayor Pete Buttigieg and his husband Chasten, right, wave to supporters at a caucus night campaign rally, Monday, Feb. 3, 2020, in Des Moines, Iowa. (AP Photo/Charlie Neibergall)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former South Bend, Ind., Mayor Pete Buttigieg and his husband Chasten, right, wave to supporters at a caucus night campaign rally, Monday, Feb. 3, 2020, in Des Moines, Iowa. (AP Photo/Charlie Neibergall) ⓒASSOCIATED PRESS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첫 번째 경선이 열린 아이오와주에서 한 민주당원이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을 찍었던 자신의 투표카드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부티지지가 동성 파트너와 결혼한 게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뒤의 일이다.

″그에게 동성 파트너가 있다는 말씀이세요? 피트가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한 중년 여성은 옆자리에 있던 당원들의 대화를 듣고 이렇게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래요?”

이 당원은 ”그런 사람이 백악관에 가는 건 원하지 않는다”며 민주당 당직자에게 자신의 투표카드를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영화감독인 애나벨 박(재미동포 2세)은 이 당원과 니키 밴덴히버라는 이름의 당직자가 나눈 대화를 촬영한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 당원은 자신이 방금 동성애자를 찍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벤덴히버는 정중하고도 차분하게 부티지지가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라고 설명했다.

″제 (투표)카드를 돌려주시겠습니까?”

″모르겠네요. 서명을 하셨거든요.” 당직자가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 (피트 부티지지가 동성애자라는 걸) 전혀 몰랐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도 저나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거예요.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이게 관건이 될 일은 아니라는 거죠.”

″가서 성경을 읽어보라고 하세요.” 이 당원이 물러서지 않고 말했다.

″(부티지지도) 성경을 읽는다”는 당직자의 말에 대화는 조금 더 이어졌다.

″그렇다면 왜 성경은 남성이 여성과 결혼해야 한다고 말한답니까?”

″이 문제에 대한 시각을 전적으로 존중합니다. 전적으로요. 하지만 성경이 쓰여질 때 우리는 없었잖아요.”

ⓒGetty Images

 

″이게 어떻게 지금까지 안 알려질 수가 있었죠?” 이 당원이 화제를 바꿔 물었고, 당직자는 부티지지가 공개적으로 자신의 성적지향을 밝힌 게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답했다. 

″전혀 못 들어봤는데요.” 이 당원이 답했다.

(부티지지는 시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2018년 중학교 교사인 남편과 결혼했고, 2019년에는 타임 매거진 표지에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선거 유세에서도 여러차례 함께 연단에 올랐다.) 

이 당원의 말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당직자는 이미 행사한 표를 번복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안내한 뒤 이렇게 말했다.

″후보자들을 지지한다면 그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이성애자이든 동성애자이든 그게 과연 무슨 상관이 있어야 하는지 한 번쯤 깊이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는 ”그런 의견을 갖는 건 전적으로 당신의 권리이고, 생각을 바꾸라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라며 ”저도 기독교를 믿는 여성인데, 제가 아는 하나님은 저에게 모두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MIAMI, FLORIDA - MAY 20: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and South Bend, Indiana Mayor Pete Buttigieg (L) is introduced by his husband, Chasten Glezman Buttigieg, as he takes to the stage during a grassroots fundraiser at the Wynwood Walls on May 20, 2019 in Miami, Florida. (Photo by Joe Raedle/Getty Images)
MIAMI, FLORIDA - MAY 20: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and South Bend, Indiana Mayor Pete Buttigieg (L) is introduced by his husband, Chasten Glezman Buttigieg, as he takes to the stage during a grassroots fundraiser at the Wynwood Walls on May 20, 2019 in Miami, Florida. (Photo by Joe Raedle/Getty Images) ⓒJoe Raedle via Getty Images

 

이 당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동성인 사람과 결혼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신다면 (정말로 기독교를) 믿는 게 아닌 게 분명하네요.”

그러자 당직자는 차분하게 다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우리가 그저 (성경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거라고 봐요. 모두가 각자의 믿음을 갇게 되는 거니까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저는 아들에게 ‘(동성애든 이성애든) 사랑은 사랑이고, 우리 모두는 똑같은 인간’이라고 가르치거든요.”

한편 이 당원이 속해있는 하워드카운티의 민주당 지구당위원장 로라 헙카는 당직자 밴덴히버의 대응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CNBC에 말했다. 

벤덴히버와 이 당원을 잘 안다는 그에 따르면, 이 당원은 당 선거관리인의 승인을 받고 부티지지를 찍었던 표를 번복하고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을 찍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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