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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발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사이트 만들게 된 계기

여자친구가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줬다

ⓒ'우한폐렴' 사이트 캡처

″여자친구와 주말에 만나서 데이트 하던 중에 12번째 확진자가 여자친구 본가인 부천을 누볐단 소식에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지난 4일 공개된 우한폐렴닷컴은 개발자 커플의 ‘케미’로 탄생했다. 이 사이트는 확진자의 이동 경로와 인적사항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확진자의 정보를 지인에게 쉽게 알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허정호씨(25)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12번째 확진자의 동선을 확인해보니 기사마다 다르고 인터넷에 떠도는 허위동선도 보여서 개발해야겠단 생각에 도메인부터 구입했다”며 ”나중에 다른 디지털 지도를 보고 중단할까 하다가 도메인이 아깝기도 하고 확진자별 동선을 타임라인식으로 구성하면 좋을 것 같아서 10시간에 걸쳐 개발했다”고 말했다.

혼자만의 힘은 아니었다. 든든한 조력자인 여자친구 황시내씨(29) 의 도움이 없었다면 10시간 안에 사이트가 탄생할 수는 없었을 것. 지도 API 회사에 재직 중인 황씨는 노하우를 살려 ‘우한맵’ 사이트에서 지도 기능을 개발하고 디자인을 담당했다.

이 사이트는 SNS를 통해 지인에게 확진자의 정보를 쉽게 전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기능엔 주변 사람을 생각하는 두 사람의 마음이 담겼다. 두 사람은 개발 직후 제일 먼저 부천에 살고계신 황씨의 부모님께 이 사이트를 선물했다.

ⓒ카카오톡 화면 캡처

허씨는 ”여자친구 부모님이 부천에 거주하시는 분들께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확진자별로 이동경로를 살펴볼 수 있는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확진자가 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늘어날 경우를 대비해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 SNS에 확진자의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사이트에 접속하는 비율은 모바일이 약 90%, 인터넷이 10% 정도로 모바일이 압도적이다.

두 사람 모두 재직 중인 만큼 사이트 운영에만 전념할 수는 없는 노릇. 허씨는 ”업무 중에도 수시로 기사나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한다”며 ”여자친구가 경로파악 및 업데이트를 주로 담당하고 저는 사이트의 기능적 오류나 신규 기능 등 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개 양상도 고민했다. 허씨는 확진자가 늘거나 경로가 변경됐을 때를 고려해 ‘관리’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개발을 시작했다. 허씨는 본인이 개발한 콘텐츠관리시스템(CMS) 프레임워크를 통해 손쉬운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바른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소통하고 싶다”며 앞서 나온 코로나 상황판, 코로나맵, 코로나 알리미 개발자들과 소통하고 싶단 뜻도 밝혔다.

서버비용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웹사이트 운영은 개발 방법과 서버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의 서버비가 발생한다.

허씨는 ”둘다 돈을 벌고 있는 상태라 자비로 충당하고 있다”며 ”자비로 충당했지만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꾸준히 잔잔하게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향후 이런 일이 생길 경우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단 뜻도 밝혔다. 끝으로 그는 ”생각보다 응원해주시는 분들과 정보 수정 요청 등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보람이 있다”며 ”돈이나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못해도 개발로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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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개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