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2월 05일 18시 50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2월 17일 17시 32분 KST

아이오와 코커스의 숨은 승자 : 마이클 블룸버그?

블룸버그는 아이오와 코커스가 종료된 직후 광고비 지출과 직원 수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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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and former New York Mayor Michael Bloomberg speaks at a campaign stop at Eastern Market in Detroit, Michigan, on February 4, 2020. (Photo by JEFF KOWALSKY / AFP) (Photo by JEFF KOWALSKY/AFP via Getty Images)

미국 전역에서 TV 선거광고에 막대한 개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광고비 지출을 즉각 두 배로 늘리겠다고 4일(현지시각) 밝혔다. 주요 공략 대상으로 꼽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첫 번째 경선이었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4위로 추락한 뒤에 나온 발표다.

미국에서 8번째로 많은 자산을 보유한 억만장자인 블룸버그는 지난 11월말 뒤늦게 경선에 뛰어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집계치에 따르면, 그는 불과 두 달 동안 미국 전역의 TV 및 라디오 광고에 2억5400만달러(약 3002억원)를, 페이스북 및 구글 광고에 4700만달러(약 560억원)를 지출했다.

블룸버그가 불과 두 달 동안 광고비로 쓴 3600억원은 나머지 ‘탑4’ 후보들이 지난 몇 개월 동안 쓴 광고비를 모두 합한 것(9400만달러, 약 1120억원)보다 세 배 가량 많다. 

블룸버그는 광고비 지출을 두 배로 늘리는 한편 선거캠프 직원도 2100여명으로 두 배 가량 늘리기로 했다. 다른 후보들이 감히 따라갈 수 없는 ‘물량공세’를 퍼붓겠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1700명은 40개주에, 400명은 뉴욕에 위치한 선거캠프 본부에 배치된다. 그는 자신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되지 않더라도 이 직원들을 계속 고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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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and former New York Mayor Michael Bloomberg speaks at a campaign stop at Eastern Market in Detroit, Michigan, on February 4, 2020. (Photo by JEFF KOWALSKY / AFP) (Photo by JEFF KOWALSKY/AFP via Getty Images)

 

블룸버그는 너무 늦게 출마한 탓에 초기 경선이 치러지는 네 곳의 ‘얼리 스테이트(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모두 건너뛸 수밖에 없었다. 대신 그는  3월 초의 ‘슈퍼 튜즈데이’를 준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총 14개주에서 일제히 치러지는 이날(3월3일) 경선에서 본격적인 레이스 진입을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들 지역에는 초기 경선주보다 훨씬 많은 대의원이 걸려있다. 캘리포니아(415명)나 텍사스(228명)에 배정된 대의원은 이번달에 경선이 치러지는 네 개 주의 대의원수를 모두 합한 155명보다 많다.

다른 모든 후보들이 아이오와주 코커스를 앞두고 이 지역에 돈과 시간을 쏟아가며 지지를 호소할 때, 블룸버그는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려있는 캘리포니아나 ‘스윙 스테이트’로 꼽히는 미시건과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선거운동을 벌였다.

그는 아이오와 코커스가 열린 3일 캘리포니아주 컴튼에서 뉴욕타임스(NYT)와 가진 인터뷰에서 ”(많은 대의원이 걸려있는) 빅 스테이트, (특정 지지후보가 없는) 스윙 스테이트를 공략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후보들이 ”(초기 경선주에서 승기를 잡아야 한다는) 낡은 (경선 승리) 법칙”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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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TROIT, MI - FEBRUARY 04: Signs are posted on a wall at a rally site where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Mike Bloomberg held a campaign rally on February 4, 2020 in Detroit, Michigan. Bloomberg skipped the early primary states of Iowa, New Hampshire, and Nevada and is instead making his second visit to Michigan ahead of the March 10th primary. (Photo by Bill Pugliano/Getty Images)

 

지난 9번 중 7번이나 최종 승자를 탄생시켜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 코커스가 혼란 속에 막을 내린 것도 블룸버그에게는 나쁘지 않은 신호다.

″분명한 승자가 없는 상황은 우리에게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할 기회가 될 것이며, 우리는 그 기회를 잡을 것이다.” 디트로이트를 방문하고 있는 블룸버그가 로이터에 한 말이다.

그의 선임고문 하워드 울프슨은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경선 레이스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판도는 그 어느 때보다 흔들리고 있다.” 

블룸버그 측은 무엇보다 바이든의 부진에 고무된 분위기다. 애초부터 그는 ‘중도 진영을 대표할 바이든이 있으니까’ 출마를 포기했다가, ‘바이든이 흔들리니까’ 끝내 출마를 결심한 인물이다. 나머지 후보들이 ‘너무 진보적’이어서 트럼프 지지자들의 표를 빼앗아올 수 없다고 주장하는 그는 트럼프에 맞설 최적의 후보라는 메시지로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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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Mike Bloomberg's "Get it Done Express" bus is seen parked outside Dollarhide Community Center in Compton, California on February 3, 2020. - Bloomberg starts his "Get It Done Express" tour today for a 10 day bus ride from Compton to North Carolina. (Photo by Frederic J. BROWN / AFP) (Photo by FREDERIC J. BROWN/AFP via Getty Images)

 

″우리가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이었던,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 선거캠프의 케빈 쉬키가 말했다. 바이든의 부진을 예상했다는 얘기다. NYT는 블룸버그 측이 이미 바이든이나 다른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던 민주당 주요 인사들을 비공식적으로 공략해왔다고 전했다. 바이든이 무너지면 그를 지지했던 당내 중도 진영의 지지를 그대로 흡수하겠다는 계산이다.

한편 경선 절차를 주관하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최근 2월19일에 열릴 TV토론 참가자격 규칙을 변경했다. 선거자금을 기부한 개인 유권자의 숫자가 일정 기준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자격조건을 없앤 게 핵심이다. 그 누구에게서도 선거자금을 받지 않(고 자비로 쓰)겠다고 선언한 블룸버그에게도 TV토론에 참여할 문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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