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웬리앙은 중국 우한중앙병원의 의사다. 지난 12월, 그는 우한 내 해산물시장에서 온 7명의 환자를 만났고, 이들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와 같은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리 웬리앙 자신이 알고 있는 ‘사스’와는 달랐다. 그는 12월 30일, 의과대학 동문들과 함께 있는 채팅방에 ”새로운 사스가 나타났다”고 알렸다. 그 후 몇 시간 만에 리 웬리앙이 전한 메시지는 캡쳐 이미지로 온라인에 유포됐다. 그의 이름은 가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단지 동문들에게 이 병을 주의하라고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에서 도는 캡쳐 이미지들을 봤을 때, 이제 내가 통제할 수 없다는 걸 알았죠. 내가 처벌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그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의 메시지가 온라인에 떠돈 직후, 우한 경찰들은 리 웬리앙이 루머를 유포했다며 그를 체포했다. 리 웬리앙과 함께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눈 다른 7명의 의사도 체포됐다. ‘새로운 사스‘는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2만명의 사람이 감염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명명됐다.

경찰서에서 리 웬리앙은 ”더 이상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각서에 서명했다. 그렇게 1시간 만에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었다. 다시 병원으로 돌아간 그는 지난 1월 10일, 신종코로나 환자를 치료했다. 이후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월 1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양성판정을 받았다. 그는 현재 치료를 받는 중이다.

리 웬리앙이 양성판정을 받기 전, 중국 최고 인민법원은 ”이들이 인지한 사실은 진실에 부합했다”며 ”이들의 경고를 시민들이 들었다면 결과적으로 사회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한 “SNS 등의 출현으로 관영매체가 정보전달을 독점하던 체제는 끝났다. 이젠 정보의 바다에서 진실을 숨기려는 어떤 시도도 헛된 것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리 웬리양의 부모도 같은 증세를 보여 현재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