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따라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모든 외국인들의 미국 입국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기로 한 가운데 호주도 입국금지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앞서 일본과 싱가포르도 비슷한 조치를 발표했다.
여행과 무역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도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한 각국 정부가 속속 입국금지에 나서는 모양새다.
호주 공영방송 ABC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1일 브리핑에서 이날부터 중국 본토에서 직항편이나 경유 항공편을 이용하는 모든 외국 국적자들의 호주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호주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는 이 조치의 대상에서 배제되지만, 입국 즉시 14일 동안 자가격리 조치에 취해지게 된다.
모리슨 총리는 또 기존에 후베이성에만 내려졌던 여행경보 최고단계(4단계)를 중국 본토 전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호주 내 주요 공항에서는 검역이 강화되고, ”적절한 예방조치”가 시행될 것이라고 모리슨 총리는 설명했다. 호주에서는 현재까지 1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앞서 호주 콴타스항공은 9일부터 중국 본토로 향하는 모든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시드니-베이징, 시드니-상하이 노선은 3월29일까지 운항을 멈추게 됐다.
일본 정부는 전날(1월31일) 14일 내 후베이성을 방문했던 기록이 있는 외국인들의 입국을 1일부터 금지하는 ‘예방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증상이 없더라도 입국금지 조치 대상이 되며, 특히 후베이성에서 발행된 여권을 소지한 중국인들의 입국도 금지하기로 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당분간” 이같은 조치가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내 확진자는 17명으로 늘어났으며, 이 중 4명은 발열 등의 증상이 없음에도 감염이 확인됐다.
이보다 앞서 싱가포르는 입국금지 조치를 발표한 최초의 국가가 됐다. 31일 싱가포르 정부가 발표한 이 조치로 최근 14일 내에 중국(홍콩 제외) 방문 이력이 있는 중국인 및 모든 외국인은 1일부터 싱가포르 입국이 금지됐다.
싱가포르 정부는 또 중국 여권 소지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다만 중국 여권 소지자라도 최근 중국에 다녀온 기록이 없으면 개별 심사를 통해 입국이 허용된다.
싱가포르인과 영주권자, 장기여권 소지자들은 입국 즉시 14일 동안 격리 조치된다.
싱가포르에서는 확진자 13명이 나왔으며, 모두 중국 우한을 방문했던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