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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미국은 우한에서 철수시킨 자국민을 격리수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전세기를 투입해 자국민을 철수시키는 국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20.01.30 15:07
  • 수정 2020.01.30 15:41
An All Nippon Airways Boeing 767-300 aircraft, operating on its second charter flight from the Chinese city of Wuhan which was arranged by Japan's government to evacuate its citizens, lands at Haneda airport in Tokyo on January 30, 2020. - Three Japanese citizens among more than 200 on a first evacuation flight from China have tested positive for a new strain of coronavirus, Japan's health minister said January 30. (Photo by STR / JIJI PRESS / AFP) / Japan OUT (Photo by STR/JIJI PRESS/AFP via Getty Images)
An All Nippon Airways Boeing 767-300 aircraft, operating on its second charter flight from the Chinese city of Wuhan which was arranged by Japan's government to evacuate its citizens, lands at Haneda airport in Tokyo on January 30, 2020. - Three Japanese citizens among more than 200 on a first evacuation flight from China have tested positive for a new strain of coronavirus, Japan's health minister said January 30. (Photo by STR / JIJI PRESS / AFP) / Japan OUT (Photo by STR/JIJI PRESS/AFP via Getty Images) ⓒSTR via Getty Images

한국 정부를 비롯해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자국민을 중국 우한에서 철수시키고 있다. 사실상 도시 전체가 봉쇄된 탓에 고립되어 있는 이들을 귀국시켜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상당수 국가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귀국 즉시 이들을 14일 동안 별도 시설에서 격리할 계획이다. 미국이나 일본은 별도 시설에 격리하는 대신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독일이나 영국에서는 ‘과도한 인권침해’라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자국민을 철수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이미 띄웠거나 곧 띄울 계획인 국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본 국민 206명을 태운 전일본공수(ANA) 전세기는 우한을 출발해 29일 오전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201명을 태운 두 번째 전세기도 30일 도쿄에 도착했다. 일본 정부는 전세기를 추가로 보낼 계획이다.

미국은 우한에 체류하고 있던 외교관과 가족 등 201명을 칼리타항공 화물기 편으로 철수시켰다. 이 비행기는 알래스카주에서 한 번 기착한 후 29일(현지시각) 오전 캘리포니아주 남부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인도, 말레이시아,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도 우한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을 전세기편으로 귀국시킬 계획이다.

Australian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second right, Minister for Health Greg Hunt, left, Chief Medical Officer Professor Brendan Murphy, and Minister for Foreign Affairs Marise Payne, right, give an update on the coronavirus at a press conference at Parliament House in Canberra, Wednesday, Jan. 29, 2020. (Mick Tsikas/AAP Image via AP)
Australian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second right, Minister for Health Greg Hunt, left, Chief Medical Officer Professor Brendan Murphy, and Minister for Foreign Affairs Marise Payne, right, give an update on the coronavirus at a press conference at Parliament House in Canberra, Wednesday, Jan. 29, 2020. (Mick Tsikas/AAP Image via AP) ⓒASSOCIATED PRESS

 

다만 이렇게 귀국시킨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두고는 국가별로 상황이 조금 다르다.

한국 정부는 일찌감치 해당 교민들을 14일 동안 격리 수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이 격리 시설로 선정됐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는 중이다. 

호주는 귀국시킨 이들을 본토에서 2600km 가량 떨어진 인도양 크리스마스섬에 마련된 구금 장소에 14일 동안 격리 수용하기로 했다. 이 시설에는 현재 강제출국 명령을 놓고 호주 정부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스리랑카 출신 네 식구가 유일하게 거주하고 있다.

여러 대의 전세기를 순차적으로 보낼 계획인 프랑스는 이들을 귀국 즉시 파리 시내 시설로 옮겨 14일 동안 격리 수용하기로 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곧 전세기를 띄울 예정인 영국은 이들을 14일 동안 격리 수용할 계획이다. 격리 장소로는 공공의료시설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정부는 우한을 떠나기 전에 이들로부터 격리수용에 동의한다는 문서에 서명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Personnel in biological hazard suits await passengers evacuated from Wuhan, the Chinese city at the heart of a growing outbreak of the deadly 2019 Novel Coronavirus shortly after the plane landed at March Air Reserve Base in Riverside, California on January 29, 2020. (Photo by Matt HARTMAN / AFP) (Photo by MATT HARTMAN/AFP via Getty Images)
Personnel in biological hazard suits await passengers evacuated from Wuhan, the Chinese city at the heart of a growing outbreak of the deadly 2019 Novel Coronavirus shortly after the plane landed at March Air Reserve Base in Riverside, California on January 29, 2020. (Photo by Matt HARTMAN / AFP) (Photo by MATT HARTMAN/AFP via Getty Images) ⓒMATT HARTMAN via Getty Images

 

반면 미국과 일본은 철수시킨 자국민들을 격리시설에 수용하는 대신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니혼게자이신문에 따르면, 전세기편으로 철수한 이들은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국립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뒤 자택으로 돌아가게 된다. 도쿄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정부가 마련한 버스편으로 귀가하고, 그 외 지역 거주자는 정부가 지정한 호텔에서 임시로 머문 뒤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들을 별도 격리시설에 수용하는 대신 14일 동안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라고 요청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주무부처인 후생노동성은 ‘법률상 증상이 없는데도 격리수용을 강제할 수 없고 인권침해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격리수용에 반대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정부도 철수시킨 자국민을 공군기지에 3일 동안 머물도록 한 뒤 귀가시킬 계획이다. 자택으로 돌아간 이들은 지역 보건당국의 모니터링을 받게 된다.

크리스토퍼 브랜든 질병통제센터(CDC) 부소장은 ”(이들이 군 기지에 머무는) 3일 동안 충분히 진단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자택으로 귀가한 뒤) 14일 동안 능동감시를 하기로 한 건 이 (잠복)기간 동안 증세를 나타내는지 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29 January 2020, Bavaria, Munich: Information about the corona virus can be seen at Munich Airport on an information display in the arrivals area. Photo: Sven Hoppe/dpa (Photo by Sven Hoppe/picture alliance via Getty Images)
29 January 2020, Bavaria, Munich: Information about the corona virus can be seen at Munich Airport on an information display in the arrivals area. Photo: Sven Hoppe/dpa (Photo by Sven Hoppe/picture alliance via Getty Images) ⓒpicture alliance via Getty Images

 

전세기를 투입해 이번 주말 사이에 우한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데려올 계획인 독일은 애초 격리수용 여부를 두고 진통을 겪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몇몇 주정부는 격리수용을 주장했지만 과도한 조치라며 반대하는 주정부도 있었기 때문이다.

격리수용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귀국 대상자들 중 감염 증세가 나타난 사례가 없을 뿐더러 더 심한 전염병이 발발하더라도 정부가 누구든 당사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들을 병원에 격리수용할 권한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내무부와 보건부는 일단 이들을 귀가시킨 뒤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자는 중재안을 내기도 했다. 결국 연방정부는 ”(프랑크푸르트가 위치한) 헤센주와의 긴밀한 협의 끝에 돌아온 이들을 잠복기인 2주 동안 일괄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Passengers arrive at Heathrow Airport in London after the last British Airways flight from China touched down in the UK following an announcement that the airline was suspending all flights to and from mainland China with immediate effect amid the escalating coronavirus crisis. (Photo by Steve Parsons/PA Images via Getty Images)
Passengers arrive at Heathrow Airport in London after the last British Airways flight from China touched down in the UK following an announcement that the airline was suspending all flights to and from mainland China with immediate effect amid the escalating coronavirus crisis. (Photo by Steve Parsons/PA Images via Getty Images) ⓒSteve Parsons - PA Images via Getty Images

 

영국에서도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었으나 전문가들은 격리수용 정책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리즈대학 바이러스학 교수 마크 해리스는 격리수용이 자가격리 조치보다 ”훨씬 더 타당하다”고 말했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인 잠복기가 최대 14일이라는 꽤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있다. 게다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바이러스를) 퍼뜨린 일부 사례가 있다. 이 두가지는 (14일 간의) 격리수용 필요성을 강조하는 요인들이다.”

″당연히 인권(침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는 하지만 격리수용의 필요성은 공중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는 더 큰 위험을 고려해 검토되어야 한다. 인간 대 인간 접촉을 제한하는 것이야말로 확산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첫 번째 전세기를 타고 귀국했던 206명 중 세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한 명은 발열과 인후통을 호소했으나 나머지 두 명은 증상이 없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그밖에 두 명은 검사를 거부하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쟁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30일 오전 참의원에 출석한 아베 신조 총리는 ”두 명이 바이러스 검사를 거부한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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