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1월 28일 14시 17분 KST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

증상이 있어도 '병상이 없다'며 입원을 거부당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Martin Pollard / Reuters
A security officer in a protective mask checks the temperature of a passenger following the outbreak of a new coronavirus, at an expressway toll station on the eve of the Chinese Lunar New Year celebrations, in Xianning, a city bordering Wuhan to the north, Hubei province, China January 24, 2020. REUTERS/Martin Pollard

베이징 (로이터) - 2주 전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양죵이(53)씨는 27일 중국 우한에서 아직도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들은 의사들로부터 감염이 거의 확실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그의 아들 장창춘씨는 로이터에 말했다.

양씨는 중국에서 2800명 넘게 감염돼 최소 80명이 사망한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검사나 치료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있는 우한 주민 중 하나일 뿐이다. 이러한 상황이 바이러스 확산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양씨의 아들은 양씨가 병원 입원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양씨는 악화되고 있는 폐 질환 치료를 받기 위해 우한 시내 병원 네 곳을 돌았지만 격리되지 않은 구역에서 링거를 맞았다고 장씨는 말했다. 그는 모친이 검사를 받거나 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애쓰는 중이다.

″나와 형은 매일 병원 앞에서 줄을 서왔다. 아침 6시나 7시에 사거 하루종일 줄을 서도 새로운 답은 전혀 듣지 못하고 있다.” 장씨가 로이터에 말했다. ”매번 (병원 측의) 대답은 똑같다. ‘병상이 없으니 정부 지침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뉴스를 챙겨보라’는 거다. 의사들도 매우 낙담한 상태다.”

2019-nCov라는 공식 명칭이 붙은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1월10일 우한에서 숨진 61세 남성의 사망 원인으로 처음 확인됐다. 당시 중국은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를 다른 국가들과 공유한 상태였다. 일본이나 태국 같은 일부 국가들은 3일 만에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들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한 시내 일부 병원은 1월20일까지도 검사키트를 공급 받지 못했다고 허베이성질병통제예방센터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말했다. 그 때문에 베이징으로 샘플을 보내 검사를 하느라 최종 확진 여부를 확인하기까지 3일에서 5일이 걸렸다고 우한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우한 보건당국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우한 시내 병원들은 관찰 대상자를 739명에서 82명으로 줄였고 중국 내에서 새로운 확진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Stringer . / Reuters
Chinese Premier Li Keqiang wearing a mask and protective suit speaks to medical workers as he visits the Jinyintan hospital where the patients of the new coronavirus are being treated following the outbreak, in Wuhan, Hubei province, China January 27, 2020. cnsphoto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WAS PROVIDED BY A THIRD PARTY. CHINA OUT. TPX IMAGES OF THE DAY

 

신뢰할 만한 데이터도 부족하고 검사 키트도 갖춰지지 않았음에도 중국 당국은 첫 확진 사례 이후 며칠 동안 이 바이러스가 널리 전염되지 않는다고 시민들을 안심시켰다. 그 전 주에는 현재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온라인 게시글을 검열하고 ”소문 확산자들”이라며 8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의사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우리는 어떻게 우리 자신을 지켜야 할지 몰랐다.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다.” 첸이라고 밝힌 45세 여성이 로이터에 말했다. 그의 고모는 병원으로 이송된지 5일 만인 1월2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고모의 사진을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렸더니 경찰과 병원 당국에서 전화가 왔다. 사진을 내리라고 했다.”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 정부의 보건 당국자들은 바이러스 확산 대응에 대한 로이터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중앙정부 관계자는 지난주 언론 브리핑에서 초기 대응 방법에서 ”구멍”이 일부 있었다고 시인했다.

저우센왕 우한 시장은 ”우리의 (바이러스 관련) 정보 공개에 대해 모두가 만족한 건 아니었다”고 27일 중국 관영TV에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성(省) 정부와 중앙정부 지도자들로부터 제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방 정부에서는 내가 정보를 보고받아도 승인을 받고 나서야 발표할 수 있다.” 그가 말했다. 저우 시장은 26일 언론 브리핑에서 아직 검사를 받지 못한 환자들의 숫자를 바탕으로 우한 시내 확진자가 1000명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Lehtikuva Lehtikuva / Reuters
Air travellers wear masks as they arrive at Ivalo Airport, Finland January 24, 2020. On Thursday, two tourists visiting Finland from Wuhan, China went to a health centre in Ivalo, seeking treatment for flu-like symptoms. The tourists are suspected of being infected with the coronavirus. Lehtikuva/Tarmo Lehtosalo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HAS BEEN PROVIDED BY A THIRD PARTY. FINLAND OUT. NO THIRD PARTY SALES.

 

지연된 대응

지난주 중국은 역대 최대 격리 조치인 허베이성 일부 지역을 폐쇄했고,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병원 두 곳을 짓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한 특별 기구를 만들도록 지시했다.

중국은 바이러스 유전자 배열 순서 정보를 신속하게 국제사회와 공유해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진단을 위한 검사 규모를 확대하는 조치가 늦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에서 전염병 확산과 대응을 연구해 온 아메쉬 아달야 선임연구원은 일단 바이러스가 확인되면 ”(화학 분석에 쓰이는) 모든 시약 샘플을 확보하고, 검사를 하려는 곳으로 이것들을 전부 쏟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나오는 정보가 지극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아달야 박사는 중국 정부가 현 단계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곳의 의료 전문가들이 부족하고 검사키트와 의약품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에서 전염병 수학적 모델링을 연구하고 있는 존 에드먼즈 교수는 중국이 초기 발병 이후 구체적인 데이터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매우 불완전한 그림을 갖고 있는 상태다.” 그가 로이터에 말했다. ”무능 때문인지, 비밀로 하려고 해서인지, 의도적인지 알 수는 없지만 기본적인 전염병학 데이터라도 조금 있었다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검사키트 부족과 중국 정부의 초기 소극적 대응은 2002~2003년 8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후 아직 변한 게 없다는 비판을 초래했다.

미시건대 중국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메리 갤러거 정치학 교수는 ″(사스 이후) 바이러스 유전 정보를 파악하거나 즉석에서 새 병원을 짓거나 하는 쪽에서는 진전이 있었지만, 정보를 관리하고 시민들을 대하는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말했다.

지역 정부 관계자들은 상부의 눈치를 보며 문제를 키우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확진자가 보고되지 않았던 그 주는 춘절 연휴와 전국인민대회,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를 준비하던 시기와 일치했다.

Stringer . / Reuters
Excavators and bulldozers are seen at the construction site where the new hospital is being built to treat patients of a new coronavirus, following the outbreak and the city's lockdown, on the outskirts of Wuhan, China January 24, 2020. Picture taken January 24, 2020. cnsphoto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WAS PROVIDED BY A THIRD PARTY. CHINA OUT. TPX IMAGES OF THE DAY

 

계속되는 기다림

허베이성질병통제예방센터 관계자는 우한 시에서 가장 큰 병원 7곳에 검사키트가 보급돼 이론적으로는 하루 내로 검사 결과를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 명은 검사를 거부당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병원, 구 및 시 보건당국과 관련 부처 관계자들이 얽힌 복잡한 보고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발열이나 폐렴 등의 증상 같은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들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우한질병예방통제센터의 한 관계자는 환자수가 급증함에 따라 ”곧바로 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의료진에 의한 검사와 확진 상황을 전달 받은 병원 세 곳 및 지역 정부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확진환자 및 사망사주가 실제와는 다르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우한시 보건당국은 검사키트 부족 때문에 검사 횟수를 제한했으며, 어떤 환자를 검사할 것인지 결정하기 전에 한 번 걸러내는 조치를 취하고 있어 몇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한 병원 직원이 로이터에 말했다.

이 직원은 ”몇몇 위독한 환자들이 검사 대상자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다. 치료가 안 될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라며 ”실제 사망자수는 더 많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로이터는 이 병원 직원의 주장을 직접 확인할 수 없었다. 허베이성과 우한시 보건당국은 이에 대한 로이터의 답변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여전히 검사를 기다리고 있는 양씨의 아들 장씨는 우한시 병원 세 곳에서 의사들로부터 모친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거의 확실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병원들 중 두 곳에서는 검사키트가 없다고 말했고, 다른 한 곳은 현재 검사를 위한 병상이 없다고 말했다는 게 장씨의 말이다.

이 병원들은 모두 로이터의 답변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주언언(69)씨는 1월8일부터 발열과 폐렴 증세를 보였지만 우한시내 병원 6곳에서 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검사를 거부당했다고 그의 딸이 로이터에 말했다. 주씨의 증상은 최근 악화됐으며 호흡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그의 딸은 웨이보에 이 사건을 공개한 뒤인 1월22일에야 부친이 마침내 우한 한커우 병원에서 검사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랭커스터대학 연구진은 우한 내 감염자 중 5.1%만이 확진 판정을 받았을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진은 1월21일을 기준으로 우한에서 새해 들어 1만1341명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 우한에서는 3만여명이 관찰대상자로 지정되어 있다.

‘류’씨라고 밝힌 33세 우한 거주 여성은 ”우리가 원하는 건 바이러스 감염인지 아닌지 확인해달라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그의 부친은 1월14일부터 병원에서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있지만 27일까지도 검사를 받지 못했다. ”적어도 (확진 여부) 판정을 받으면 방향이라도 알 수 있다. 방향이 없으면 희망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