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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방패가 되겠다" : '땅콩 회항' 피해자 박창진이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전문)

”오늘 저는 정의당 국회의원 비례경선 출마를 선언한다.”

박창진 위원장
박창진 위원장 ⓒ뉴스1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 지부장이 4·15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박창진 지부장 겸 정의당 국민의노동조합 위원장은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익제보자이자 권력의 폭압으로부터 생존한 제게 주어진 이 숙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오늘 저는 정의당 국회의원 비례경선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박 지부장은 ”제가 국회로 간다면 기업의 부당함을 고발한 공익제보자가 안정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면서 ”피해노동자의 생존과 협상력 제고를 위해 심리상담사 및 노무사 등의 종합 지원이 가능한 ‘긴급구제119센터’ 설치 등을 담은 「갑질 119법」과 「노동자감정보호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지부장은 또 ”견제받지 않는 경제 권력의 의사결정과정에 정부와 노동자도 참여해 그들의 독단을 제어하고 잘못된 판단을 지적해야 한다. 허울뿐인 사외이사제도를 원래 취지대로 정비하고, 노동이사제와 스튜어드십코드를 확대·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지부장은 ”최소한의 보호막조차 없는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대변인 역할을 하는 정의당 국민의 노동조합 특별 위원장으로서, 길을 잃은 또 다른 박창진에게, 어딘가에서 갑질을 당하고 있는 노동자의 곁에서 저는 든든한 방패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박창진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출마 선언문

2014년 12월 5일 새벽 1시 5분, 저는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JFK 공항에 홀로 남겨졌습니다. 권한은 없고, 권력만 있는 자에 의해 비행기에서 강제 하기 한 이후, 회사에서는 내쳐진 사람, 처벌받아야 할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는 분명 갑질 피해자인데, 왜 저를 보호하는 사회제도는 찾을 수 없고, 직장에서는 괴롭힘과 냉대에 시달려야 하는지 줄곧 생각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형태와 장소, 등장인물만 바뀐 제2, 제3의 갑질이 계속 등장했습니다. 갑질은 개인의 성격 문제도, 특정 기업의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우리 일터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권력의 불평등이 강화된 것이 갑질을 생산하는 근본적인 원인이었습니다.

여기에 세습된 자본과 경제 권력은 마약과 폭력, 상속 재산 다툼 등으로 개별 기업 평판과 가치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간을 추락시키고 있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이들은 잠시 몸을 숨겼다가 경영에 복귀하지만, 그들이 초래한 경영 위기는 구조조정이나, 국가재정으로 손실을 메꾸는 방식 등으로 내부 노동자와 일반 시민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기업이 이런 무책임한 짓을 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나마 우리 사회와 정치 세계에는 민주주의가 정착됐지만, 무소불위의 경제 주체인 기업 앞에서는 그 바람이 멈추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견제받지 않는 경제 권력의 의사결정과정에 정부와 노동자도 참여해 그들의 독단을 제어하고 잘못된 판단을 지적해야 합니다. 허울뿐인 사외이사제도를 원래 취지대로 정비하고, 노동이사제와 스튜어드십코드를 확대·적용해야 합니다.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 기업에 청년이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합니다. 그리고 기업은 이렇게 말합니다. ”요즘 것들은 끈기가 없다”.아닙니다. 우리의 노동현장에 없는 것은 청년의 끈기가 아니라,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아무 잘못 없는 청년을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노동현장에 직장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내야 합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는 건전한 공익제보자가 생존할 수 없는 사회이기에 모두가 불의와 불공정에 방관자가 되고 맙니다. 공익제보자와 그들을 위한 사회 보호 구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더 어두운 미래가 우리를 기다릴 뿐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국회로 간다면 기업의 부당함을 고발한 공익제보자가 안정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피해노동자의 생존과 협상력 제고를 위해 심리상담사 및 노무사 등의 종합 지원이 가능한 ‘긴급구제119센터’ 설치 등을 담은 「갑질 119법」과 「노동자감정보호법」을 발의하겠습니다.

「갑질 119법」을 통해 갑질 피해자를 지원하는데 들어간 비용의 3배를 기업에 청구하고, 잘못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징벌적으로 묻겠습니다.

5년 전, 저는 재벌 총수 일가의 어두움을 훤히 드러낸 조명탄이 되었고, 우리 재벌 역사 최초로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으로 세습재벌의 사내이사 불신임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리고 직장내 민주노조 설립을 통해, 노동자 인권향상을 위해 싸워왔습니다. 자본과 권력의 불공정이 초래한 비극의 긴 터널을 지나며, 저는 마침내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비록 저는 보통의 노동자이지만, 저 같은 사람들이 살아남아야만 우리 사회는 떳떳이 정의를 말하는 또 다른 박창진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최소한의 보호막조차 없는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대변인 역할을 하는 정의당 국민의 노동조합 특별 위원장으로서, 길을 잃은 또 다른 박창진에게, 어딘가에서 갑질을 당하고 있는 노동자의 곁에서 저는 든든한 방패가 되겠습니다.

공익제보자이자 권력의 폭압으로부터 생존한 제게 주어진 이 숙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오늘 저는 정의당 국회의원 비례경선 출마를 선언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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