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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 스마트폰 해킹범으로 사우디 빈살만 왕세자가 지목됐다

수상한 동영상이 첨부된 왓츠앱 메시지 한 통.

  • 허완
  • 입력 2020.01.22 19:53
FOTO DE ARCHIVO: El Príncipe Heredero Adjunto de Arabia Saudí, Mohammed bin Salman, a su llegada al Palacio del Elíseo en París
FOTO DE ARCHIVO: El Príncipe Heredero Adjunto de Arabia Saudí, Mohammed bin Salman, a su llegada al Palacio del Elíseo en París ⓒReuters

아마존 CEO이자 억만장자인 제프 베조스의 스마트폰이 2018년 와츠앱 메시지 한 통에 첨부된 악성 파일로 해킹된 것으로 파악됐다. 놀랍게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통치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용의자로 지목됐다.

가디언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은 베조스가 고용한 포렌식 전문가들을 인용해 빈 살만 왕세자가 2018년 5월1일 베조스에게 보낸 와츠앱 메시지에 첨부된 동영상 파일에 악성코드가 숨겨져 있었다고 21일 보도했다. 문제의 영상이 어떤 내용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해킹이 벌어졌다고 지목된 시점은 사우디 반체제 인사 자말 카쇼기가 미국으로 피신한 이후 베조스가 소유하고 있는 워싱턴포스트(WP)에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칼럼을 기고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2019년 NYT 보도에 따르면, 빈살만은 이 당시에 측근들에게 ‘카쇼기를 쏴죽이겠다’고 말할 만큼 깊이 분노한 상태였다. 카쇼기는 2018년 10월 사우디 정부에 의해 끝내 터키에서 잔혹하게 살해됐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빈살만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Saudi Arabia's Crown Prince Mohammed bin Salman attends the Gulf Cooperation Council's (GCC) 40th Summit in Riyadh, Saudi Arabia December 10, 2019. Bandar Algaloud/Courtesy of Saudi Royal Court/Handout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PICTURE WAS PROVIDED BY A THIRD PARTY
Saudi Arabia's Crown Prince Mohammed bin Salman attends the Gulf Cooperation Council's (GCC) 40th Summit in Riyadh, Saudi Arabia December 10, 2019. Bandar Algaloud/Courtesy of Saudi Royal Court/Handout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PICTURE WAS PROVIDED BY A THIRD PARTY ⓒReuters

 

이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빈살만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자 아메리칸미디어(AMI)의 데이비드 페커 회장과 친분을 넓혀가고 있었다. 40조원의 위자료가 얽힌 이혼으로 이어졌던 베조스의 불륜을 폭로한 곳이 바로 AMI가 소유한 타블로이드 매체 내셔널인콰이어러였다.

이 매체는 2018년 1월9일 입수 경로를 밝히지 않은 채 베조스의 문자 메시지와 사진들을 보도했다. 이후 베조스는 이 매체로부터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받았지만 응하지 않았었다는 사실을 직접 공개하며 페커를 배후로 지목한 바 있다. 이 때 고용한 포렌식 전문가들이 벌인 조사 결과가 이번에 보도된 것이다. 

Founder, Chairman, CEO and President of Amazon Jeff Bezos speaks during an event about Blue Origin's space exploration plans in Washington, U.S., May 9, 2019. REUTERS/Clodagh Kilcoyne
Founder, Chairman, CEO and President of Amazon Jeff Bezos speaks during an event about Blue Origin's space exploration plans in Washington, U.S., May 9, 2019. REUTERS/Clodagh Kilcoyne ⓒClodagh Kilcoyne / Reuters

 

보도를 종합하면, 베조스의 의뢰로 조사를 맡은 민간업체 ‘FTI컨설팅’의 조사관들은 베조스가 빈살만에게 메시지를 받은 뒤 그의 폰에서 수십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가 몇 개월 동안 외부로 전송되기 시작했다고 결론 내렸다. 

베조스는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두 사람이 문제의 해킹이 벌어질 때까지도 일상적인 친분을 이어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빈살만이 미국을 방문해 미국 주요 인사들을 만날 때도 동석했고, 한 때 아마존은 사우디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방안을 논의하기까지 했다는 것.

한 관계자는 ‘의심을 사지 않을 것이므로’ 사우디 측이 빈살만을 통해 악성코드를 직접 유포하기로 했다고 조사관들은 보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보도가 나오자 사우디 정부는 ‘터무니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우리는 모든 팩트들이 공개될 수 있도록 이러한 주장들에 대한 조사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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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아마존 #무함마드 빈 살만 #제프 베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