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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의 윤세리는 어떻게 휴전선에서 서울로 왔을까?

드라마에서는 휴전선에서 서울로 오는 과정이 삭제됐다.

  • 강병진
  • 입력 2020.01.20 16:53
  • 수정 2020.01.20 17:04
'사랑의 불시착'
'사랑의 불시착' ⓒtvN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10회에서 윤세리는 리정혁의 안내로 군사분계선을 넘는다. 리정혁은 그녀에게 ”저쪽에 가면 수색조가 나올 것이니 도움을 청하라”고 말해준다. 두 사람은 뜨겁게 키스하고, 다음 장면은 윤세리가 세리스초이스에 나타나는 상황이다. 그처럼 ‘사랑의 불시착’은 윤세리가 남한의 군인을 만나 자신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휴전선 지역에서 서울로 오는 과정을 삭제했다.

'사랑의 불시착'
'사랑의 불시착' ⓒtvN

윤세리는 집에도 가지 않고, 헤어스타일과 의상을 완벽하게 세팅한 후 회사에 나타난다. 북한에서 넘어온 그녀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돈도 없어서 반지와 시계를 장마당 전당포에 맡겼는데, 무슨 돈으로 헤어와 패션을 세팅한 걸까? 다양한 질문이 생기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궁금한 건, 윤세리를 만났을 남한 군인들의 반응이다.

 

1. 남한 군인들은 윤세리를 탈북자로 생각했을 것이다

'사랑의 불시착'
'사랑의 불시착' ⓒtvN

그러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남한 군인의 시선에서 볼 때, 그녀는 북방 한계선과 남방 한계선을 뚫은 여성이다. 일단 총을 겨누어서 움직이지 말라고 경고했을 것이고, 윤세리는 자신의 상황을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군인들이 윤세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대중교통이 있는 곳까지 데려가 주었을리는 없다. 윤세리가 손예진만큼 예쁘다고 해도 말이다. 

 

2. 윤세리는 조사를 받았을 것이다

지난 2015년, 강원도 화천의 제15보병사단의 전방초소에서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19살의 북한군이 북한군 철조망과 지뢰지대를 넘어 우리 GP 4m 앞까지 접근했다. 그리고 이 북한군은 군, 국가정보원, 기무사의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심문조의 조사를 받았다. 윤세리라고 그러지 않았을 리가 없다. 드라마 설정상 윤세리는 누구나 아는 재벌 집의 자녀이지만, 그래도 이 조사를 피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랑의 불시착’의 모티브는 지난 2008년 배우 정양이 레저보트를 타다가 연평도 동남쪽 해상에서 구조된 사건이었다. 당시 정양의 일행은 ”낯선 해안에서 북한 주민들을 만났다”고 한다. 이후 구조된 후에도 합동심문조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3. 어쩌면 윤세리는 남한 초소에서 라면을 먹었을 것이다

 

ⓒDONGSEON_KIM via Getty Images

지난 2017년 방송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따르면, 1979년 군인 신분으로 DMZ(비무장지대)를 건너 탈북한 안찬일씨는 당시 한국군이 ”달걀이 띄워진 라면을 끓여주기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남한 군인의 라면 제공은 이후에도 이어진 듯 보인다. 지난 2012년에도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했는데, 당시 민주통합당의 정청래 의원은 ”당시 군이 귀순 북한군 병사에게 심문도 하기 전에 라면부터 끓여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말하자면 ‘라면‘은 북한에서 넘어온 사람들에게 처음 대접하는 남한의 음식인 셈. 리정혁과 함께 살면서 ‘짧은 입 공주’에서 벗어난 윤세리는 남한 군인이 준 라면을 먹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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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탈북 #사랑의 불시착 #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