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커피, 바로 이것 때문이다

유례없이 강력한 소비 집단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생). 이제 그들이 “잘 샀다, 잘 샀어”라고 거듭 칭찬하는 제품이라면 한 번 더 살펴보자. 밀레니얼의 칭찬은 가격과 품질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 너도 나도 ‘착한 소비’를 외치는 시대, 밀레니얼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유행에 그치지 않고 말 그대로 ‘지속 가능’하도록 속 깊은 행동을 하고 있다. 이들이 “잘 샀다”고 자랑하는 것이란 무엇일까.

밀레니얼 세대가 ‘착한 소비’에 흠뻑 빠져있다

‘#착한소비’ 태그로 인스타에 검색해 본 적이 있다면 입이 떡 벌어질 거다. 무려 3만 개에 달하는 온갖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밀레니얼 세대가 갖고 싶은 물건들은 유독 착하다. 이들이 말하는 ‘착한 소비’란 품질은 기본, 환경과 노동자의 인권까지 생각하는 구매다.

사실 착한 소비 열풍은 밀레니얼에만 국한된 유행이 아니다. 윤리적 소비로 잘 알려진 착한 소비는 공정무역 등으로 이미 10여 년 전부터 화두가 된 문제다. 그러나 최근 유행하는 착한 소비는 소비 문화의 중심축이 된 밀레니얼 세대를 만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며 산업의 판도를 바꿔 놓고 있다.

2018년 미국의 조사기관 컬리너리 비전 패널(Culinary Visions Panel)이 1,5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에서도, 밀레니얼 세대는 다른 소비자 그룹과 비교해 제품 구매 시 공정무역이나 지속 가능한 농업 등 윤리적 생산방식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어떻게 소비할 것인가”에 주목한다. 예쁘고 비싼 상품을 고르기보다는 커피 농부의 노동인권을 보장한다든지, 커피가 자라는 열대우림을 지킨다든지, 혹은 폐기물의 재활용을 염두에 두는 등의 윤리적인 구매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착한 소비는 이 같은 새로운 문화 트렌드에 적절하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착한 소비의 ‘지속 가능성’을 키울 힘은 밀레니얼에게 달렸다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가 밀레니얼을 사로잡기 위해 경쟁하듯 친환경 정책과 착한 소비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착한 소비 제품 대부분이 기업 평판에만 집중한 데다, 기업과 사회의 이익을 연결하지 못해 오래 지속 가능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안으로 나온 것이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이다. CSV는 말 그대로 기업이 경제적 수익을 추구하면서 사회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의 공정 단계마다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가치를 ‘재발견’하는 식이다. 덕분에 공동체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조건 개선이라는 가치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CSV는 밀레니얼의 소비와 맞닿는 지점이 있다. 밀레니얼은 신뢰와 기대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성이 생길 수 있는 브랜드를 요구한다. 자신이 사용한 제품 하나가 단지 개인의 소비에서 그치지 않고 전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로 확산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밀레니얼이 이 커피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CSV의 대표적인 사례로 커피 기업 ‘네스프레소’가 있다. 기존의 기업들이 지역 커피 농부가 재배한 농작물을 높은 값에 구매해 일시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했다면, 네스프레소의 CSV는 농작물 재배 환경을 개선하고 농부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농부들이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수확량과 품질을 개선하도록 도움을 준다.

네스프레소는 미래 세대까지 최고의 커피를 한결같은 품질로 제공하려면 미래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그들은 커피의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인 지속 가능성을 반영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이는 단순히 비즈니스를 넘어, 커피 산업과 관련된 생산자, 지역사회 모두에게 득이 되는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함께 할수록 높아지는 ‘가치’의 힘이다.

2003년 네스프레소는 비영리재단인 열대우림연맹과 함께 ‘네스프레소 AAA 지속가능한 품질™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는 농부들이 품질 좋은 커피를 재배할 수 있도록 기술과 자원을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농부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

농부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바로 커피 농사를 지을 토양에 맞는 기술을 고안하며 퀄리티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결과적으로 커피 농부들은 고품질 커피를 계속해서 재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시장에서 좋은 가격으로 커피를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스프레소는 400여 명의 커피농학자로 이루어진 팀을 꾸려 13개국 100,000명이 넘는 커피 농부들이 기술을 지원받도록 했다. 커피 농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알맞은 곳에 커피나무를 심고, 가지를 잘라내고, 잘 익은 체리를 식별하고 분류하는 방법까지. 덕분에 농부들의 수익이 증가했고 커피의 품질 또한 향상됐다. 네스프레소는 양질의 커피 원두를 더욱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공유 가치가 창출된 것이다.

생산의 첫 단계부터 소비의 종착지까지 지속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네스프레소는 알루미늄 캡슐 리사이클링까지 염두에 뒀다. 네스프레소는 전 세계 부티크 등을 통해 수거 지점을 운영하면서 캡슐을 수거해 재활용 중이다. 국내에서는 캡슐을 사용했다면 재활용 백에 넣어 네스프레소 부티크에 반납하거나, 방문 수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이 행보로 실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커피 한 잔에서 생기는 탄소 발자국을 20% 감소시켰다고 하니, 앞으로 리사이클 정책에 동참할 사람들까지 모두 미리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 기업은 15년간 커피 농부 개인의 삶에 주목했다

네스프레소는 콜롬비아 정부와의 협업을 통해 농부 미래 프로그램(Farmer Future Program)도 추진했다. 농부들을 위해 최초로 ‘커피연금(퇴직연금저축)’을 만들고, 220만 달러를 투자했다. 정부와 민관파트너십으로 수립된 연금 펀드 ‘퇴직연금저축(BEPS: Colombian Beneficios Economicos Periodicos)’으로 커피 농부들의 보장성은 증대됐고, 차세대 커피 농부까지 양성했다. 농부들은 원시적이고 고된 노동에서 해방되었고, 젊은이들은 다시 커피 농부라는 꿈을 갖게 되었다.

그동안 커피 농업에서 여성의 역할이 과소평가되어 왔지만, 네스프레소는 여성의 관심과 참여를 늘리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제안하는 등 여성 커피 농학자 육성에 앞장섰다. 에티오피아에서만 총 105명이 교육을 받았고, 이 중 37명이 여성이다. 전 세계 여성 농학자 평균 비중이 약 15%(세계은행 수치 기준)인 현실에 비춰보면, 커피 농부와 함께 일하는 441명의 커피 농학자 중 31%가 여성이라는 점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완벽한 한 잔의 커피로 근사한 커피 경험을 완성한다

네스프레소 CSV의 마지막 단계는 ‘가치소비’다. “커피 한 잔의 기부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처럼 사람들은 ‘착한 커피’를 따질 때 더 이상 가격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이제는 일상적인 활동인 소비를 통해 나와 우리,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가치소비에 동의할 것이다. 자신이 마시는 커피를 재배한 커피 농부가 누구인지, 지속 가능하고 품질 좋은 커피를 만드는 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 거다. 덕분에 커피 농부와 지역 공동체의 삶뿐만 아니라 그 커피를 소비하는 소비자까지도 더 풍요로워진다. 네스프레소 커피는 그런 점에서 밀레니얼, 나아가 전 세대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을 테다.

“커피는 단순한 음료 이상의 것이다. 이것은 정치, 생존, 지구, 원주민의 삶과 관련된 것이다” -과테말라 노벨상 수상자 리고베르타 멘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