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총선거
2020년 01월 19일 18시 04분 KST

돌아온 안철수가 "실용적 중도정치 정당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문)

"정치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정치 복귀를 위해 19일 귀국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1년4개월 만에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안 전 대표는 ”정치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진영논리의 구태정치”와 ”과거지향적이며 무능한 국정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야당에 대해서는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며 반사이익에만 의존하려”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제기능과 역할을 못하는 정치를 바꾸고 건강한 사회가치와 규범을 제대로 세우는 일에 모든 힘을 다하겠다”며 정치에 다시 뛰어드는 포부를 네 가지로 요약해 언급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저지”하고,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한편, ”규제를 혁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진영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당을 새로 만들겠다는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안 전 대표는 ”우선 여러 분들을 만나뵙고 상의드리려 한다.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안철수입니다.

먼저 새해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뜻하는 바 성취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1년4개월 만에 국민 여러분을 뵙습니다. 무엇보다 큰 기대와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영호남 화합과 국민통합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바른미래당을 만들었지만,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셨던 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다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무척 서운하셨을 겁니다. 늦었지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바른미래당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 역시 제 책임입니다. 저는 지난 1년 간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7년 전 컴퓨터 백신을 만든 사업가였고 교수였던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하나하나 헤아려보았습니다. 제가 왜 정치를 하려 했는가를 묻고 또 물었습니다.

저는 부조리하고 불공정한 사회를 바꾸고 싶어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삶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희망을 잃어버린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치 초년생이었던 저의 부족함으로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 이 시점에서 제가 다시 정치 현장으로 뛰어들기로 결심한 이유는 단 하나, 우리 대한민국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리기 위함입니다.

대한민국은 거듭나야 합니다. 행복한 국민,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 제대로 일하는 정치, 이러한 3대 지향점을 가지고 거듭나야 합니다. 

이제는 국가를 위해서 일방적으로 개인의 희생만 강요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부강한 나라가 행복한 국민을 만든다가 아니라 행복한 국민이 부강한 나라를 만든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더 이상 불공정으로 고통받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는 공정의 실종을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대학이 결정되고, 스타를 꿈꾸던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은 팬들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불공정의 문턱을 넘지 못합니다. 음원 사재기 같은 여론조작은 좋은 음악을 들을 소비자들의 권리를 강탈했고, 반칙을 하지 않는 한 많은 음악인들과 그들의 음악 팬들은 분노해야 했습니다.

불공정은 더 나은 삶, 더 행복한 삶을 꿈꾸는 보통 사람들의 희망을 무참히 짓밟습니다. 노력과 재능, 열정도 불공정의 벽 앞에서는 무기력해집니다.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불공정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 사회가 직면한 또다른 문제는 안전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가 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그러나 많은 아이들이 가정에서 아동학대의 위험에 처해있고, 학교폭력은 더 이상 애들 싸움으로 치부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가정폭력에 신음하고, 불법촬영 영상 유통 ‘n번방 사건’에 이르기까지 여러 성범죄에 노출되어 있지만 법원이나 단속 대책은 이를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장애를 얻거나 목숨을 잃습니다. 사고 후에도 안전 대책은 미비하고 기업은 책임지려 하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사고로 국가 안전 시스템에 큰 구멍이 뚫려있음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제도적 미비점과 안전불감증으로 우리 사회는 안전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먼저 고민하고 풀어내야 할 정치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의 기저에는 현 정권의 진영논리에 입각한 배제의 정치, 그리고 과거지향적이며 무능한 국정운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반대편에는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며 반사이익에만 의존하려는 야당들이 있습니다. 이런 기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내일이 없습니다.

정부 여당은 진영논리의 구태정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논리는 자기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규정합니다. 반면에 우리 편 생각은 틀린 생각도 옳다고 여깁니다. 한 가지 생각으로 몰아가고 한 가지 생각만 강요하는 것은 전체주의이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옳은 것인지를, 아닌 것인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내 편인지 아닌지만 따지는 분열된 사회에서는 집단지성도, 공동체 정신도 발휘될 수 없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습니다.

국가주의적 시각에서도 벗어나야 합니다. 정부가 국가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국민이 따라가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정부가 수레를 앞에서 끌고가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현장에서도 자율성이 생기고 창의성이 싹트고 도전정신이 살아나고 경제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저는 제기능과 역할을 못하는 정치를 바꾸고 건강한 사회가치와 규범을 제대로 세우는 일에 모든 힘을 다하겠습니다.

첫째,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국정운영의 폭주를 저지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헌법정신을 수호하고 법이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가짜 민주주의의 등장과 권력의 사유화를 막아야 합니다.

둘째,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모든 의지와 역량을 쏟아붓겠습니다.

불공정한 규칙을 찾아 없애고 청년세대를 위한 초석을 다시 놓겠습니다.

셋째, 표의 유불리로만 판단하는 정치권의 단견과 정부의 규제를 혁파해서 개인과 기업의 자율, 창의, 도전정신이 살아 숨쉬는 역동적인 시장경제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넷째, 진영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습니다.

아시겠습니다만 실용이란 이상적인 생각에만 집착하는 것을 거부하고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여러 분들을 찾아 뵙겠습니다. 어렵고 외로운 길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7년 전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들의 바람을 다시 가슴에 깊이 담고 초심 잃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