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1월 19일 12시 58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1월 19일 12시 59분 KST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대남 라인' 리선권으로 교체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북한이 외교·대남 라인을 재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FRED DUFOUR via Getty Images
최근 교체된 것으로 알려진 리용호 북한 외무상. (Photo by FRED DUFOUR / POOL / AFP)

북한 외교전략을 총괄하는 외무상이 리용호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복수의 외교,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주 후반께 이런 내용을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들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출신으로 남북군사실무회담 대표를 맡기도 한 리선권은 북한의 대남 기구인 조평통을 이끌어 온 인물로, 남북고위급회담의 북측 단장으로 활동하는 등 대남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을 찾은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막말’을 했다고 알려져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그는 8개월만인 지난달 노동당 전원회의 참가 사실이 확인되며 ‘신변이상설’을 불식시켰다.

하지만, 리선권이 주로 대남관계에서 활동해온 인물이고 외교 분야와 관련된 경력은 알려진 바가 없어, 그의 외무상 임명이 사실이라면 상당한 파격이다.

북한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은 “리선권이 외무상이 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황이 있다. 아직은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에서 대남 라인 출신이 외무상이 되는 것은 전례가 거의 없던 것이라 배경 등과 관련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지재룡 중국 주재 북한 대사와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 등 북한의 해외 공관장들이 베이징을 통해 평양으로 향하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됐는데, 북한 외무 라인 교체와 대외전략 재정비와 관련한 움직임이라는 관측이 있다.

뉴스1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최근 북-미 대화나 남북관계 진전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이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북한으로부터 ‘반응’이 나오지 않는 것도 북한이 최근 외교·대남 라인을 재정비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북한의 공식 관영 매체 등에선 남북관계에 대한 구체적 메시지가 나오지 않고 있다.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 생일 메시지’와 관련한 담화를 낸 적이 있지만 초점은 북-미관계에 맞춰져 있었다. 우리 정부도 상당 기간 동안 남북관계 관련 북쪽 당국의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남 라인인 리선권의 외무상 임명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북한이 올해 들어 북미교착 국면에서 미국과의 ‘장기 대립’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대미 압박 행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외교 다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북한에서 공관장 회의가 열리면 자연스럽게 신임 외무상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함께 대미전략을 총괄해온 리용호는 약 4년 만에 외무상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리용호는 지난달 노동당 전원회의 주석단에도 착석했으나 정작 주요 국가직 인선 등이 마무리된 뒤 회의 마지막 날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단체 기념사진에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교체설이 불거졌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이 사망한 ‘항일빨치산 1세’ 황순희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른다며 당·정·군 간부 70명으로 구성된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을 18일 발표했는데, 여기서는 북한 외교의 주요 인사였던 리수용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비롯해 박광호, 김평해, 태종소, 안정수 등이 당 부위원장 명단에서 빠졌다. 올해 85세의 리수용은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러시아 대사였던 김형준에게 넘겨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리수용이 정치국 위원으로 권력 서열 7∼8위 안팎이었던 것과 달리 신임 김형준은 당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됐고 서열도 18위로 한참 뒤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