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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 권력 추진? 푸틴이 내각제로의 개헌을 제안하다

장기집권 야욕?

  • 이인혜
  • 입력 2020.01.16 11:55
  • 수정 2020.01.16 11:57
El presidente de Rusia, Vladimir Putin, se dirige al Consejo Estatal en Moscú, Rusia, el miércoles 15 de enero de 2020. (AP Foto/Alexander Zemlianichenko )
El presidente de Rusia, Vladimir Putin, se dirige al Consejo Estatal en Moscú, Rusia, el miércoles 15 de enero de 2020. (AP Foto/Alexander Zemlianichenko ) ⓒASSOCIATED PRESS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드디어 종신 권력 체제를 추진하고 나섰다.

러시아 내각은 15일 푸틴 대통령이 헌법 개정을 제안한 뒤 전원 사임을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뒷받침하기 위해서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에서 의회로 권력을 이양하는 개헌을 제안했다. 이는 푸틴의 권력을 연장할 수 있는 개헌안이다. 푸틴은 오는 2024년 헌법상의 대통령 중임 제한에 걸려 퇴임해야 한다. 푸틴이 제안한 개헌이 관철되면, 푸틴은 새로운 역할이나 막후에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푸틴은 연례 의회 국정연설에서 권력을 대통령에서 의회로 이양하는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사실상 내각제 개헌이다. 그는 의회의 하원인 두마에게 총리와 각료의 임명에 대한 “더 큰 책임”을 부여하도록 헌법을 개정하자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하고, 두마가 이를 승인한다.

푸틴은 또 국무위원회라고 불리는 자문기구에 강화된 역할을 제안했다. 현재 푸틴이 주재하는 이 국무위원회는 러시아의 연방 지도자들로 구성된다. 푸틴은 이 기구가 “아주 효율적”임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법 우선 적용의 제한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 개정 △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소지한 대통령 후보를 금지하는 법률 강화 등도 제시했다.

푸틴의 이런 개헌 제안 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정부는 이런 헌법 개정 등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내각 총사퇴는 사전공지없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각료들은 정부 총 사퇴를 미리 알지 못했다고 러시아 정부의 소식통들은 전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날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이런 변화는 채택된다면 헌법의 전 조항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권력 균형, 행정부의 권력, 의회의 권력, 사법부의 권력에도 실질적 변화를 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현 형태의 정부는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푸틴은 메드베데프가 연설하는 동안 옆에 서서 지켜봤다. 푸틴은 메드베데프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모든 것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할 일이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메드베데프에게 현재 자신이 주재하는 국가안보위원회의 부의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나중에 푸틴은 메드베데프의 총리 후임으로 국세청장인 미하일 미슈스틴을 지명했다.

푸틴은 지난 2000년 대통령으로 취임해 2차례 연임한 뒤 물러났고, 그 후 메드베데프가 2012년까지 대통령을 두 차례 지냈다. 푸틴은 그 뒤 다시 대선에 출마해 현재 연임하고 있다.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의 연임만을 허락하고 있다. 이때문에 푸틴은 메드베데프에게 권력을 이양한 뒤 다시 복귀하는 편법을 썼다.

오는 2024년에 퇴임해야 하는 푸틴은 이번에 개헌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장기화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현재 러시아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유지하는 푸틴은 어떤 식으로라도 자신의 권력을 연장할 것으로 예측되어 왔다.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헌법 개정에 대한 어떠한 국민투표도 “사기치는 헛소리”라며 푸틴의 목적은 “유일한 종신 권력자”가 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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