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 18개월 만이다.

그동안 미국이 문제를 제기해왔던 문제들이 합의문에 대폭 반영됐다.

  • 허완
  • 입력 2020.01.16 10:00
  • 수정 2020.01.16 10:02
U.S. President Donald Trump stands Chinese Vice Premier Liu He after signing 'phase one' of the U.S.-China trade agreement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January 15, 2020. REUTERS/Kevin Lamarque?
U.S. President Donald Trump stands Chinese Vice Premier Liu He after signing "phase one" of the U.S.-China trade agreement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January 15, 2020. REUTERS/Kevin Lamarque? ⓒKevin Lamarque / Reuters

미국과 중국이 1년 반 동안 이어왔던 ‘무역전쟁’을 중단할 이른바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했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의 수입을 늘리고, 지적재산권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한편 외국 기업들에 대한 시장 개방을 확대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추가 ‘관세 폭탄’을 유예하고 현재 부과되고 있는 고율관세 중 일부를 낮추는 데도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중국 측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와 함께 합의문에 서명했다.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전쟁‘을 개시한 지 18개월 만에 ‘휴전’을 위한 의미있는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경제규모 세계 1·2위인 두 나라의 무역 분쟁은 전례 없는 불확실성을 선사하며 그동안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되어왔다. 

Chinese Vice Premier Liu He and U.S. President Donald Trump sign 'phase one' of the U.S.-China trade agreement during a ceremony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January 15, 2020. REUTERS/Kevin Lamarque
Chinese Vice Premier Liu He and U.S. President Donald Trump sign "phase one" of the U.S.-China trade agreement during a ceremony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January 15, 2020. REUTERS/Kevin Lamarque ⓒKevin Lamarque / Reuters

 

8개 항목으로 구성된 합의문(PDF)에는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에게 기술이전을 강제한다는 미국 측의 문제제기가 대폭 반영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기업들이 상대 국가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허가를 받을 때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기술이전을 강요하거나 특정 기술을 쓸 것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한 것.

미국이 지적해왔던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도 합의문에 담겼다. 중국은 무역 기밀이나 지적재산권을 ”계획적”으로 침해한 이들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중국의 관련법 개정 의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합의문에 담기지 않았다.

합의문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중국의 미국산 제품 및 서비스 수입 확대에 관한 내용이다. 

중국은 2020~2021년에 총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수입(2017년 수입량 기준)하기로 했다. 올 해에는 770억달러, 내년에는 1230억달러를 추가로 수입하겠다는 것. 분야별로는 공산품(780억달러), 농산품(320억달러), 에너지(520억달러), 서비스(380억달러) 등이다.

특히 농산품에 대해서는 23쪽 분량으로 별도 항목이 마련됐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히 이 부분을 챙겼다는 뜻이다. ”우리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아 미국인 노동자, 농업인, 가족들에게 경제적 정의와 보호를 제공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다.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prior to signing 'phase one' of the U.S.-China trade agreement with China's Vice Premier Liu He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January 15, 2020. REUTERS/Kevin Lamarque?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prior to signing "phase one" of the U.S.-China trade agreement with China's Vice Premier Liu He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January 15, 2020. REUTERS/Kevin Lamarque? ⓒKevin Lamarque / Reuters

 

중국은 또 마스터카드, 비자, 아메리칸익스프레스 같은 카드 및 결제시스템 업체, 보험회사, 신용평가회사, 그밖의 금융서비스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 허가를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중국은 그동안 이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불허해왔다.

중국은 환율을 조작하거나 환율 시장에 지속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외환보유액에 관한 자료를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미국은 1200억달러(약 139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약 30일 내에 15%에서 7.5%로 낮추기로 했다. 추가 ‘관세 폭탄’ 부과 계획은 철회했다. 그러나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부과된 25%의 관세와 1000억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는 일단 유지된다. 2단계 합의 진행 상황에 따라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휴전이 성사되기는 했지만 우려도 여전하다. 로이터는 분쟁을 초래한 구조적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았고 관세를 완전히 없애지도 못했으며 중국이 약속한 수입액 증가 목표치가 너무 높아서 달성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중국 #경제 #무역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