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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이즈미 환경상이 '남성 의원 최초 육아휴직 사용'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남성 현직 정치인 최초

  • 박수진
  • 입력 2020.01.15 15:15
  • 수정 2020.01.15 15:16
September 11, 2019 in Tokyo, Japan.
September 11, 2019 in Tokyo, Japan. ⓒTomohiro Ohsumi via Getty Images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이 첫 자녀의 출생을 앞두고 ‘육아휴직 사용’을 선언했다. 지극히 드문 일본 내 남성 육아휴직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고이즈미 환경상은 15일 열린 환경부 ‘선택과 집중’ 실행 본부 회의에서 ”솔선을 위해 1월 중 예정하고 있는 첫 아이의 출산 후 3개월 이내에 약 2주간의 육아휴직을 쓸 것”이라고 직접 말했다. 그리고 휴직 기간에는 이메일이나 화상회의 등으로 재택 근무를 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시기가 ‘출산 후 3개월 이내’인 이유는 그때가 가장 산모에게 부담이 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2주는 재택 업무가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가장 적절하게 타협한 기간이다. 그는 같은 날 공식 블로그에 관련 입장문을 올렸다.

″고독한 육아로 (산모가) ‘산후 우울증’을 얻게 될 확률이 약 10%나 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아내의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솔직하게 육아 휴직 기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선출된 국회의원, 또 환경부를 이끄는 장관으로서 중요한 공무를 맡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휴직을 하기는 어려운 일일 거라고 처음에는 생각했습니다.”

″남성 신입사원 약 80%가 육아휴직을 쓰고 싶다고 희망하지만 현재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6.16%에 그치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정부는 남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사용을 정책화했습니다. 하지만 제도 외에 분위기도 바뀌지 않으면, 육아휴직은 퍼져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육아휴직 선진국 노르웨이의 한 연구에 따르면, 동료가 육아휴직을 쓸 때 육아휴직을 함께 쓰는 비율은 11~15% 정도 증가하지만, 상사가 쓸 때의 효과는 그 2.5배나 된다고 합니다. 그것은 일본에서도 동일합니다.”

″첫 아이 육아에 남편의 육아 시간이 길어질수록 둘째 아이가 태어날 확률이 높다는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 결과도 있으므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일본의 저출산 해결에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블로그 중)

고이즈미 신지로, 다키가와 크리스텔. August 7, 2019.
고이즈미 신지로, 다키가와 크리스텔. August 7, 2019. ⓒKYODO Kyodo / Reuters

고이즈미 환경상은 지난해 8월 아내인 다키가와 크리스텔의 임신 소식을 알리며 ”아이가 태어나면 육아휴직을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가 큰 찬반 논쟁을 불러온 바 있다.

당시 소속 정당인 자민당에서는 ”육아휴직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많다”며 이같은 입장에 적극 반대하는 의견들이 나왔다. ”육아휴직을 쓰지 않고 정치활동을 하면서 육아로 고생한 경험을 정책에 연결하는 편이 유권자 이해에 도움될 것”이라는 것이다. 국민민주당에서는 ‘국회의원은 육아휴직 써도 일반 국민과 다르게 월급을 보장받지 않냐’며 ”(본인이 육아휴직을 쓰는 것보다) 국민이 육아휴직을 쓰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게 먼저”라는 반대 의견이 나왔다. 구체적인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종합하면 ‘모범을 보이려고 직접 쉬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일하라’는 취지다.

일본 정부는 2010년 남성의 육아휴직 접근성을 높인 ‘아빠·엄마 육아휴직 플러스 제도’를 도입했다. 당초 목표는 2020년까지 남성의 육아휴직취득률을 13%로 올리는 것이었으나, 2018년 기준 취득률은 6.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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