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1월 14일 14시 51분 KST

샌더스가 워렌에게 '여성 후보는 못 이긴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렌은 보도를 사실상 시인했고, 샌더스는 "거짓말"이라며 부인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진보 진영을 대표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 버몬트)과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민주당, 매사추세츠)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샌더스 캠프 측이 선거운동 자원봉사자들에게 내려보냈다는 ‘워렌 공격 포인트’ 문건이 언론에 보도된 데 이어 13일(현지시각), CNN은 익명의 관계자 네 명을 인용해 2018년 12월 샌더스가 워렌과의 비공개 일대일 회동에서 ’여성 후보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 회동이 끝난 후 워렌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는 두 명과 회동에 대해 잘 아는 두 명을 출처로 인용했다. 워렌 선거캠프 쪽에서 흘러나온 얘기라는 뜻이다. 대선후보 경선이 가장 먼저 시작돼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 경선을 3주 앞두고 샌더스의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 나온 보도이기도 하다. 

이후 뉴욕타임스(NYT) 등도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다만 CNN이 인용한 것과 같은 관계자들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BRENDAN SMIALOWSKI via Getty Images
(FILES) In this file photo taken on July 30, 2019 Democratic presidential hopefuls US Senator from Vermont Bernie Sanders (L) and US Senator from Massachusetts Elizabeth Warren hug after participating in the first round of the second Democratic primary debate of the 2020 presidential campaign season in Detroit, Michigan. (Photo by Brendan Smialowski / AFP) (Photo credit should read BRENDAN SMIALOWSKI/AFP via Getty Images)

 

보도 이후 워렌은 입장문을 내고 보도 내용을 사실상 시인했다. ”(그날) 나왔던 대화 주제들 중에서는 민주당이 여성 후보를 (대선후보로) 지명하면 어떻게 될 것이냐는 것도 있었다. 나는 여성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는 동의하지 않았다.” 

반면 샌더스는 CNN에 보낸 입장문에서 ”거짓말”이라며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엘리자베스 워렌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에게 말한 같은 회동 자리에서 내가 여성은 이길 수 없다고 말했을 거라고 믿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다.” 샌더스가 밝혔다.

″아이오와 경선을 3주 앞두고, 개인적인 대화가 있은지 1년이 지난 지금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던 (캠프) 인사가 (회동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거짓말을 하다니 애석한 일이다. 내가 그날 밤 했던 얘기는 도널드 트럼프가 성차별주의자, 인종주의자, 거짓말쟁이자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무기화할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여성이 2020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고 내가 생각하느냐고? 물론이다! 2016년에 힐러리 클린턴도 (일반투표 기준) 300만표차로 도널드 트럼프를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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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senador independiente por Vermont Bernie Sanders, a la izquierda, y la senadora demócrata por Massachusetts Elizabeth Warren hablan durante el primero de dos debates demócratas ofrecidos por CNN el martes 30 de julio de 2019 en el Fox Theatre en Detroit. (AP Foto/Paul Sancya)

 

보도를 종합하면, 당시 회동에서 워렌은 자신이 경제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그러자 샌더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차별적 공격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와 같은 공격은 여성 후보의 당선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시 회동 직후 관련 내용을 전해들었다는 샌더스의 오랜 측근 래리 코언은 이같은 보도가 사실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30년 동안 내가 아는 버니 샌더스는 여성들을 대단히 존경할뿐만 아니라 절대로 그런 말을 할 사람이 아니다.” 

워렌의 측근들은 워렌은 사적인 대화를 공개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샌더스 측이 CNN 보도를 강하게 부인하자 측근들은 워렌이 직접 당시 대화에 대해 설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

ASSOCIATED PRESS
Sen. Bernie Sanders, I-Vt., and Sen. Elizabeth Warren, D-Mass., greet each other before the first of two Democratic presidential primary debates hosted by CNN Tuesday, July 30, 2019, in the Fox Theatre in Detroit. (AP Photo/Paul Sancya)

 

오랜 친분을 이어 온 두 사람은 당시 회동에서 각자 대선에 뛰어들더라도 진보진영 운동에 타격을 입히지 않기 위해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CNN은 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비공개 회동 내용에 대해, 그것도 꽤나 민감한 ‘폭로‘에 대해 전혀 다른 입장으로 부딪히면서 동지적 관계에서 나온 두 사람의 ‘신사 협약’은 깨지게 될 전망이다.

며칠 전 두 사람은 경선이 시작된 이래 거의 처음으로 충돌했다. 샌더스 캠프 측이 선거운동원들에게 내려보냈다는 내부 문건을 입수한 폴리티코 보도가 발단이 됐다.

보도에 따르면, 샌더스 캠프는 워렌의 지지자들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고, 더 부유한 사람들이며, 누가 되는 상관 없이 투표에 참여해 민주당을 찍을 사람들”이므로 ”그가 민주당에 (노동계급 등) 새로운 지지층을 끌어오지는 못한다”고 했다.

그러자 워렌은 ”버니가 자원봉사자(선거운동원)들을 보내 나를 맹비난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반면 샌더스는 자신의 경선캠프에 ”수백명의 직원들”이 있고, ”사람들은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기도 한다”며 ”나는 내 친구인 엘리자베스 워렌에 대해 한 번도 부정적인 말을 한 적이 없다”고 거리를 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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