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란의 유일한 여성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유럽으로 망명했다

여성 스포츠 선수들이 조국을 떠나고 있다

  • 박수진
  • 입력 2020.01.13 16:50
  • 수정 2020.01.13 16:51
2016년 8월 18일 리우하계올림픽 여자 태권도 57kg 이하급에서 동메달을 딴 키미아 알리자데 
2016년 8월 18일 리우하계올림픽 여자 태권도 57kg 이하급에서 동메달을 딴 키미아 알리자데  ⓒKIRILL KUDRYAVTSEV via Getty Images

이란에서 유일하게 올림픽 메달을 딴 여성 선수가 인스타그램으로 본국 이란을 떠났다는 사실을 밝혔다. 

로이터 등 다수의 매체에 따르면 이란의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 키미아 알리자데는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제 정권의 선동의 도구로 쓰이는 건 그만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instagram/kimiya.alizade

알리자데는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 태권도 57kg 이하급에 이란 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따며 이란 최초의 여성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누구도 유럽으로 나를 초청하지 않았고 어떤 제의도 받은 바 없지만 고향을 그리며 살아야 하는 고통과 어려움을 감당할 것”이라는 내용으로 유럽으로 망명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그가 밝힌 이란을 떠나는 이유는 ”위선, 거짓말, 불의, 아첨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아서”다.

2016년 알리자데가 올림픽에 출전할 당시 갖고 있던 개인 소지품들
2016년 알리자데가 올림픽에 출전할 당시 갖고 있던 개인 소지품들 ⓒATTA KENARE via Getty Images

알리자데는 또 ”나는 억압 받는 이란의 수백만 여성 중 하나”라며 ”이란의 여성들은 수년 동안이나 연극을 해왔다”고 썼다. ”입으라는대로 입었고, 명령 받은대로 사는 일을 반복했다”, ”우리(이란 여성) 중 누구도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으며 우리는 (국가의) 도구에 불과했다”고도 강조했다.

ⓒKIRILL KUDRYAVTSEV via Getty Images

이란은 여성이 남성 축구 경기를 경기장에서 관람하는 것이 지난해까지 38년 동안이나 금지됐을 정도로 여성에 대한 통제가 강하다. 이란의 여성 스포츠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다는 내용의 뉴스 역시 종종 등장한다. 지난해에는 프랑스에서 열린 아마추어 복싱경기에 출전한 이란 최초의 여성 복서 사다프 카뎀이, ‘민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경기해 이슬람 율법을 어겼다’는 비난으로 체포 위기에 처하자 귀국을 포기하는 일도 있었다. 카뎀은 현재도 프랑스에 체류 중이다.

사다프 카뎀 Royan, France, April 13, 2019.
사다프 카뎀 Royan, France, April 13, 2019. ⓒStephane Mahe / Reuters

아래가 알리자데가 올린 글 원문이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스포츠 #여성 #이란 #올림픽 #중동 #태권도 #망명 #키미아 알리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