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도 인근에서 화산이 폭발해 인근 3개 도시에 대피 명령이 떨어지고, 주민과 관광객들이 대피에 나선 가운데 한 필리핀 부부가 화산을 코앞에 두고 결혼식을 올렸다.
12일 CNN은 필리핀 타가이타이시 사바나 농장에서 결혼식을 올린 치노·캣 배플러 부부에 대해 보도했다. 이들이 결혼식을 올린 곳은 폭발한 탈(Taal) 화산으로부터 약 16km 가량 떨어진 지역으로, 결혼식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화산재는 끊임없이 분출되고 있었다.
사진작가 랜돌프 에번은 이같은 상황 속에서 결혼식을 진행한 부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에번은 ”화산 폭발 관련 소식을 계속 확인하며 긴장하고 있었다”며 ”실시간으로 경보가 발령되고, 그 단계가 격상되는 걸 인지해 최악의 경우 결혼식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진지한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두 사람의 결혼식은 무사히 끝났다. 결혼식이 열린 곳은 대피령이 내려진 지역에서 살짝 벗어나 있었던 것이다.
하객들은 화산재가 솟아오르는 상황 속에서도 침착한 자세로 결혼식장을 지켰고, 부부는 사랑의 서약 끝에 결혼식을 마쳤다.
한편 이날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는 탈 화산의 폭발로 인해 앞으로 며칠 이내에 위험한 수준의 폭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 경보 단계를 5단계 가운데 4단계로 격상시켰다. 탈 화산은 1911년과 1965년에 폭발해 각각 1300명과 200명이 사망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