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1월 13일 18시 00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1월 13일 18시 06분 KST

모두가 평가절하했던 샌더스의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고, 트럼프가 놀라움을 표했다

샌더스의 최근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Scott Olson via Getty Images
NEWTON, IOWA - JANUARY 11: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en. Bernie Sanders (I-VT) speaks to guests during a campaign stop at Berg Middle School on January 11, 2020 in Newton, Iowa. A recent poll has Sanders with a narrow lead in the state ahead of the 2020 Iowa Democratic caucuses being held on February 3. Rep. Rashida Tlaib (D-MI) was expected to campaign with Sanders at the event but was not able to attend because of weather. (Photo by Scott Olson/Getty Images)

″와우! 정신 나간 버니 샌더스가 여론조사에서 급등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오후 트위터에 적었다. 트럼프 특유의 과장법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놀라움’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게 사실이다.

4년 만에 다시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뛰어든 샌더스는 한 때 선두권에서 밀려나는 것처럼 보였다. 심근경색으로 불거진 건강에 대한 의구심, ‘4년 전만 못하다’는 일각의 평가, ‘너무 진보적’이라는 그리 새로울 것 없는 우려까지. 모두가 샌더스의 발목을 붙잡는 듯 했다.

그러나 샌더스는 불사조처럼 화려하게 부활하는 중이다. 가장 먼저 경선이 실시돼 ‘미국 대선의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에서는 처음으로 여론조사 1위를 찍었고, 지난해 4분기 선거자금 모금액에서는 경쟁 후보들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ASSOCIATED PRESS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en. Bernie Sanders, I-Vt., speaks at Berg Middle School, Saturday, Jan. 11, 2020, in Newton, Iowa. (AP Photo/Andrew Harnik)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수록 샌더스의 선전은 인상적이다.

3개월 전만 하더라도 아이오와주에서 샌더스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10%p 차이로 뒤쳐지고 있었다. 2위를 달리던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민주당, 매사추세츠)과도 격차가 꽤 컸다. 

10월 말에는 아이오와주 공략에 집중하며 급격하게 지지율을 끌어올린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에게까지 밀려 4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집계한 12월초~1월초 여론조사 평균치에서 샌더스는 근소한 격차로 1위에 올랐다.

아이오와주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가 경선에서 이긴다는 ‘공식(최근 9명 중 7명)’이 이번에도 통할지는 지켜 볼 일이지만, 샌더스의 지지율 급등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두 번째 경선이 치러지는 뉴햄프셔주에서도 줄곧 3~4위에 머물던 샌더스는 최신 여론조사에서 18%의 지지율로 부티지지(20%), 바이든(19%)와 초접전을 양상을 보였다. 그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1위로 조사됐다.

ASSOCIATED PRESS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en. Bernie Sanders, I-Vt., speaks at a climate rally with the Sunrise Movement at The Graduate Hotel, Sunday, Jan. 12, 2020, in Iowa City, Iowa. (AP Photo/Andrew Harnik)

 

샌더스의 2019년 4분기 선거자금 모금액 3450만달러(약 399억원)는 이번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서 분기 단위로는 최고액이다. 사실상 공화당 단독 후보나 다름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가 끌어모은 4600만달러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치다.

민주당 내 다른 후보들과 비교하더라도 샌더스의 모금액은 2위를 기록한 부티지지보다 1000만달러나 많다. 반면 초반 ‘대세론’이 손쉽게 무너진 바이든은 2270만달러에 머물렀다. 

샌더스 캠프의 1인당 평균 후원금액은 18.53달러(약 2만1400원)였고, 선거자금을 후원한 유권자는 180만명이 넘는다. 샌더스는 12월 한 달 동안에만 90만명의 유권자에게서 후원을 받는 데 성공했다. 기업 후원은 단 한 건도 받지 않았다. ‘풀뿌리 선거운동’에 기반한 샌더스 특유의 충성 지지층이 그만큼 견고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소액기부자들은 ‘큰손 기부자들’과는 달리 1인당 경선 최대 기부 한도인 2800달러가 될 때까지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후원을 할 수 있다. 샌더스 캠프 측은 기부자들 중 이 한도를 소진하지 못한 이들이 99.9%라고 설명한다. 

반면 같은 기간 바이든 캠프는 기업 등을 뺀 개인 유권자 모금 목표치를 50만명(바이든 캠프는 목표를 달성했다면서도 구체적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으로 세웠다. 샌더스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바이든은 4분기에 44명의 억만장자로부터 후원을 받았고, 1인당 평균 후원금액은 40달러였다.

Scott Morgan / Reuters
Supporters pick up bumper stickers of Democratic U.S. presidential candidate Senator Bernie Sanders at a climate rally with Rep. Rashida Tlaib and Rep. Ro Khanna in Iowa City, Iowa, U.S. January 12, 2020. REUTERS/Scott Morgan

 

외신들도 샌더스의 최근 ‘급부상’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논설위원 제이슨 릴리는 ‘샌더스 대통령에 대비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샌더스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불가능하지 않다”고 적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는 ‘물론 버니가 이길 수도 있다‘는 칼럼에서 샌더스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경선을 차지한다면 약점으로 지목되어 온 ‘당선 불가능성(non-electability)’이라는 주장은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짚었다.

샌더스 캠프는 상승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바이든과 워렌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Scott Olson via Getty Images
NEWTON, IOWA - JANUARY 11: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Sen. Bernie Sanders (I-VT) speaks to guests during a campaign stop at Berg Middle School on January 11, 2020 in Newton, Iowa. A recent poll has Sanders with a narrow lead in the state ahead of the 2020 Iowa Democratic caucuses being held on February 3. Rep. Rashida Tlaib (D-MI) was expected to campaign with Sanders at the event but was not able to attend because of weather. (Photo by Scott Olson/Getty Images)

 

폴리티코가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샌더스 측은 같은 ‘진보 주자‘로서 직접적인 충돌을 피해왔던 워렌을 ‘상류층 후보’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고, 더 부유한 사람들이며, 누가 되든 상관 없이 투표에 참여해 민주당을 찍을 사람들”이므로 ”그가 민주당에 (노동계급 등) 새로운 지지층을 끌어오지는 못한다”는 것.

바이든에 대해서는 ”(선거운동을 돕는) 진정한 자원봉사자들이 없다”거나 ”그에 대해 정말로 열의를 보이는 사람은 없다”는 말로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워렌은 12일 ”버니가 자원봉사자(선거운동원)들을 보내 나를 맹비난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실망스럽다”며 ”버니가 (선거 전략을) 재검토해서 다른 방향으로 선거운동을 돌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와우! 정신 나간 버니 샌더스가 여론조사에서 급등하고 있다. 일 안하는 당(민주당) 경쟁자들보다 잘 나가는 모양이다. 이 모든 건 무엇을 뜻하는가? 지켜보기를!” 

트럼프 대통령의 이 트윗에 대한 샌더스의 반응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건 (대선에서) 당신이 진다는 뜻이다.” 

 

버니가 돌아왔다.

PRESENTED BY 네스프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