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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의 기자회견에 레바논은 박수를 보냈고, 일본은 분노했다

영어와 프랑스어, 아랍어로 각각 감사 인사를 전했는데 내용은 조금 달랐다.

″나는 레바논인임이 자랑스럽습니다!”

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시작된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의 기자회견은 2시간 반 가까이 이어졌다. 첫 인사에서 곤은 이같이 말했다.

현지 취재진들의 박수 갈채도 몇 번이나 이어졌다. 분홍색 넥타이를 맨 채 등장한 곤은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논리를 전개했다. 곤의 기자회견은 9일 오전 0시 24분에 종료됐다.

카를로스 곤
카를로스 곤 ⓒJOSEPH EID VIA GETTY IMAGES

″레바논인임이 자랑스럽습니다”

가장 처음 곤은 영어와 프랑스어, 아랍어로 취재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곤은 영어와 불어로 ”먼 곳에서 와 주셔서 감사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으나, 아랍어로는 ”레바논 여러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저는 레바논인임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지 취재진들은 박수 갈채를 보냈다.

회견 전 곤은 미국 FOX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련의 사건은 닛산 간부들에 의한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곤은 이 인터뷰에서 ”해당 간부 중에는 ‘일본 정부와 관련된 인물’도 있으며, 확실한 증거와 문서가 있다”고 말했고, 이 때문에 곤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해당 간부의 실명을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곤은 이날 회견에서 ‘일본 정부와 관계 있는 인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피했다. 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구체적인 이름을 언급할 수 있다”면서도 ”레바논이라는 나라를 존중하고, 레바논이 나를 받아 준 것에 감사하고 있기에 레바논과 레바논 국민들의 입장을 난감하게 할 수 있는 이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우두머리인 아베 신조 총리가 여기에 끼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레바논의 사법 제도는 우수하다”

40분 이상 지속된 곤의 회견 뒤, 기자들의 질의 응답이 시작됐다. 많은 기자들이 손을 들었으나 곤은 레바논 기자의 질문을 우선해서 받겠다고 밝혔다.

곤은 일본에서 도피한 상황에 대해 ”공정한 재판을 받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바논에는 귀기울여 주는 사람이 있고, 공평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레바논은 자유로운 나라고, 나는 자유로운 나라의 시민이라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레바논에서의 안전이 보장되느냐는 질문에 곤은 ”아무것도 보증받지 않았지만, 나는 레바논의 법을 믿는다”라며 ”송환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미국 기자는 ”레바논의 사법제도는 부패가 많은데,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곤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현지 기자들은 다시 한 번 곤에게 박수를 보냈다.

일본 정부의 반응

ⓒBEHROUZ MEHRI via Getty Images

곤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모리 마사코 일본 법무상은 즉각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모리 법무상은 ”추상적이고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불법출국은 어느 나라에서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일본의 사법제도를 비판하는 것은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을 열고 ”곤의 일방적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라며 ”일본의 형사 사법제도는 개인의 인권을 보장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프포스트 일본판 기사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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