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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월 09일 09시 37분 KST

유명 무용가 류모씨가 징역 2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이유

재판부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 맞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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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성추행 혐의를 받아온 유명 무용가 류모씨가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연학)은 8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모씨(49·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관련 기간에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류모씨는 2015년 4~5월께 20대 초반의 제자 A씨를 네 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류씨는 제자와 개인 연습실에 단둘이 있을 때 신체 추행 등을 했고, 강제로 옷을 벗기거나 강압적인 성관계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류씨는 ”피해자가 저항하지 않았고, 합의된 관계였다” ”애정 문제”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류씨가 유명 콩쿠르의 심사위원과 대학교 강사로 활동해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히기 어려웠던 점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해 어떠한 성적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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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고인이 그럴 거라고 생각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어서 당황하고 몸이 얼어버렸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사건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낸다”며 ”피고인은 보호·감독 지위가 형성된 개인 연습실에서 피해자가 자신의 요구를 쉽게 거부할 수 없었던 점을 이용해 피해자를 추행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실을 이렇게 일관적, 구체적으로 진술하기는 어렵다. 사건 이후 피해자는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뿐 아니라 무용에 관한 꿈을 상당 부분 접었다”며 ”피해자는 엄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거나, 용서를 받을 별다른 조치 또한 하지 않았다”면서도 ”피고인의 가족들이 선처를 바라는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류씨의 재범 위험성 정도가 낮다고 보고 보호관찰명령 처분은 기각했다.

 

″비민주적 현장에 균열을 가하는 판결”

이 사건은 각계의 미투 열풍에도 침묵을 지켰던 무용계에서 피해자 연대 활동을 이끌어낸 무용계 첫 미투 사건이다.

피해자 연대 활동을 해온 무용인 희망연대 오롯위드유는 재판 직후 ”이번 유죄 판결은 문화 예술계에 만연한 권위주의와 비민주적 현장에 균열을 가하는 또 하나의 사건이 될 것”이라며 ”무용수들은 이번 판결을 근거로 무용 작업 중 자신의 몸에 대한 주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이들은 ”무용계의 침묵을 뚫고 여러 번의 연대 서명과 탄원을 할 수 있었던 힘은 피해자의 행동하는 용기에서 시작되었다”며 ”흔들리지 않고 피해자의 곁에 서서 피해자에 대한 편견과 2차 가해에 대응하고 가해자가 정당한 사회적, 도덕적 책임을 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