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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가 인생의 낭비라는 걸 증명한 축구 선수의 해프닝

K리그1 수원삼성 골키퍼 김다솔 선수의 이야기다.

  • 김현유
  • 입력 2020.01.08 16:27
  • 수정 2020.01.08 16:29

″소셜 미디어는 인생의 낭비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평생 했던 말 중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말일 것이다. 사실 퍼거슨 전 감독이 2011년 했던 해당 발언은 정확히 이 문장이 아니었으나, 세월이 흐르며 소셜 미디어로 인한 각종 논란이 곳곳에서 벌어지자 한국 사회에서 이 문장은 시도 때도 없이 소환되며 하나의 밈(Meme)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한 한국 축구선수가 저 문장이 ‘참’이라는 것을 완벽하게 증명해 보였다. 8일 오전, K리그클래식 수원삼성 블루윙즈 골키퍼 김다솔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아내로부터 받은 손편지를 찍어 게시했다.

ⓒ김다솔 인스타그램 스토리

아랍에미리트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아내가 써 준 편지였다. 사진과 함께 김다솔은 ‘#가족스타그램‘이라는 해시태그와 ‘여보 잘 다녀올게♥’라는 멘트를 더했다.

여기까지, 매우 애틋한 부부의 모습이다. 하지만 문제는 편지 내용이 하나도 가려져 있지 않아 모두가 읽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편지에는 김다솔과 코치 김봉수 사이의 갈등, 그리고 다음 시즌 이적을 암시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시즌이 시작도 안 됐는데 벌써 봉수랑 으르렁 대는게 영 찝찝하기도 하고... 올해만 잘 버티자. 내년에는 삼성이든 어디든 봉수랑 갈라서야지 ㅋㅋ 내가 못 견디겠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는 실망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김다솔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가 경솔하게 올린 게시물로 인해 김봉수 코치님과 수원을 사랑하시는 많은 서포터즈 여러분, 그리고 축구팬들께 큰 실망감을 안겨드렸다”며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를 통해 김다솔은 ”깊이 반성하며 김봉수 코치님과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그 어떤 말로도 제 행동이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는 공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늘 반성하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행동에 더욱 조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구단 측도 입장을 밝혔다. 엑스포츠뉴스에 따르면 수원 관계자는 ”김다솔이 사죄 의사도 밝혔다. 별도 공식입장을 밝힐 수준은 아니다”라며 ”단순 해프닝이지 않나”라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긴 했으나, 구단 자체에서 무겁게 다룰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인 듯하다.

한편 이번 ‘해프닝’을 두고 축구팬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는데, 인터넷에 게시된 의견을 종합하면 김다솔에게는 총 세 가지 사회적 죄가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코치 뒷담화 한 죄 + 소속구단 욕보인 죄 + 아내 편지를 읽은 척한 죄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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