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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이 한꺼번에 온 한국, 인도엔 겨울 날씨가 들이닥쳤다

서울엔 폭우가 쏟아지고 제주엔 유채꽃이 만개했다.

제주도 일 최고기온이 22.5도를 기록한 7일 오후 서귀포시 사계리의 한 밭에 봄꽃인 유채꽃이 활짝 폈다.
제주도 일 최고기온이 22.5도를 기록한 7일 오후 서귀포시 사계리의 한 밭에 봄꽃인 유채꽃이 활짝 폈다. ⓒ뉴스1

서울엔 폭우가, 강원 산간엔 폭설이 내렸다. 제주엔 유채꽃이 만개했다. 하루동안 한국에선 사계절의 날씨를 전부 볼 수 있었다. 

서울에는 7일 하루 동안 46.3mm의 비가 내렸다. 1월 초순 일 강수량으로는 113년 만에 가장 많은 비였다. 폭우는 전국 곳곳에 쏟아졌다. 인천, 수원, 춘천, 철원, 동두천, 파주, 상주, 고창, 홍성, 인제, 홍천, 제천, 천안, 세종에서도 관측 이래 1월 중 최다 강수량 기록을 깨는 비가 내렸다. 제주도 한라산과 강원도 미시령·진부령 등지에는 100mm 넘는 비가 내렸으며, 전국 곳곳에서 초속 20~30m의 강풍이 불었다.

강풍으로 인해 7일부터 부산 김해공항과 제주공항에서는 항공기 결항이 잇따랐다. 바람은 작은 태풍 수준이었다. 강풍의 원인인 저기압은 중심 기압이 1000 헥토파스칼(hPa) 수준이었는데, 이는 여름철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 뒤 소멸하기 직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1월 초순에 이 같은 저기압이 통과하고 발달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 지역에는 초여름 날씨가 찾아왔다. 제주 낮 최고기온은 23도를 넘어섰다. 일 최저기온은 18.5도으로 평년보다 13~15도 이상 수준이었다. 192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이었다. 도심 곳곳에서는 봄꽃인 청매화와 철쭉이 피었고, 시민들은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거리에 나왔다. 완도(19.5도), 해남(18.8도), 고창(18.1도), 남원(17.5도), 여수(17.4도)에서도 1월 최고 기온을 갱신했다. 

1월 8일 레이더 강수실황 화면. 기상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1월 8일 레이더 강수실황 화면. 기상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어떻게 사계절 날씨가 한꺼번에 나타날 수 있던 걸까. 기상청 관계자는 ”올 겨울 한기가 약해 전체적으로 기온이 높아 비가 자주 내리는 가운데 우리나라 남쪽에서 고기압이 발달하고, 남서쪽에서 올라오는 저기압 등의 기압계 패턴이 겹치면서 온난습윤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 같은 날씨를 ‘이례적 현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당장 기후변화로 연결 짓기는 무리가 있다”면서 ”물론 배경에는 전반적으로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는 등 지구온난화가 있기는 하지만 개별 기상 현상을 모두 기후변화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례적인 기상 이변 현상이 발생하는 건 한국 뿐만 아니다. 최근 인도에는 초겨울 추위가 찾아들면서 일제히 휴교령이 떨어졌다.겨울철에도 영상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없어 인도에는 난방장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반면 겨울철 혹한으로 유명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140년만에 가장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영상 8도를 기록한 후 줄곧 영상 1~2도를 기록하고 있다. 눈이 내리지 않자 러시아 당국은 인공눈을 모스크바 시내로 공수해오기도 했다. 

일본에선 지방자체들이 잇따라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있다. 지난해 태풍 19호 하기비스, 20호 너구리, 21호 부알로이가 강타해 기록적인 피해를 입으면서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에서 1시간 당 50mm 이상의 폭우가 발생한 건수가 30년 전에 비해 약 1.4배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기록적인 수해와 가뭄, 수산자원 고갈 등 기상이변에 따른 피해가 갈수록 커지자 나가사키현 이키시·돗토리현 후쿠에이정 등 지자체는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하며 2050년까지 시에서 소비하는 모든 에너지를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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