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5일(현지시각)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골든글로브 사상 최초의 한국영화 수상이다.
이날 봉 감독의 수상소감 중 미국의 영화 팬들을 열광하게 한 한 마디가 있었다. 바로 아래 문장이다.
“자막의 장벽을, 장벽도 아니죠, 1인치 정도 되는 그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Once you overcome the one-inch tall barrier of subtitles, you will be introduced to so many more amazing films.”
이는 거대 시장이면서도 외국어 영화가 유독 약세를 보이는 미국 극장가의 경향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런 경향 때문에 외국어 영화들은 일부 지역에서 소규모로만 개봉되거나, 아예 특별상영 형식으로 영화제에서만 공개되는 경우가 많다.
트위터에는 봉 감독이 사이다라도 터트린듯 환호하는 반응들이 나왔다.
″봉준호: (마이크를 두드린 뒤) 읽기를 배우세요. 땡큐”
″봉준호가 한 말은 ‘XX 자막 좀 읽어’라는 뜻이다”
″나 이 문장 팔에 타투로 새길 거임.”
″왼쪽: 미국 관객들, 오른쪽: 자막”
″무서워하지마, 봐봐, 그냥 영화야. 영화예술.”
″자막 못 읽는 미국인들을 꼬집고 수상소감은 한국어로 말했다... 짱 드세요”
이런 열광적인 반응 중에는 방탄소년단의 국외 팬들도 있었다.
″봉준호의 이 말을 들으니 남준(RM)이 음악은 언어의 장벽을 넘는다고 말했던 게 생각난다. 사람들은 이 장벽을 극복하면 얼마나 세상을 보는 눈이 열리고 얼마나 많이 배울 수 있는지 모른다.”
여러 차례 영화 팬들로부터 통역의 깔끔함을 인정받아온 봉 감독의 동행 통역사이자 영화인 섀런 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봉 감독의 인상적인 오른팔, 섀런 최가 이 문장을 영어로 통역했다. 그는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것)만큼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