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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자동차의 영웅' 카를로스 곤의 레바논 출국 사실에 일본이 충격에 빠진 이유

일본에서 출국이 금지된 보석 상태였다.

  • 김현유
  • 입력 2020.01.01 17:17
  • 수정 2020.01.02 10:00

망해가던 일본 닛산자동차를 부활시키고, 19년 동안 르노닛산그룹을 이끌어 온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이 보석기간 중 레바논으로 출국해 일본이 충격으로 들끓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곤 전 회장은 ”난 레바논에 있으며, 유죄를 전제하고 기본 인권을 무시하는 일본 사법제도의 인질이 아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레바논은 곤 전 회장 가족들의 출신지로, 곤 전 회장도 유년기를 그 곳에서 보냈다. 문제는 곤 전 회장이 현재 일본에서 출국이 금지된 보석 상태였다는 점이다.

ⓒKYODO Kyodo / Reuters

곤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자신의 임원 보수비 총 91억엔(한화 약 960억원)을 유가증권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아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됐다. 지난해 4월 15억엔(한화 약 160억원)을 내고 해외출국금지 등의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받았다.

곤 전 회장의 변호인단은 물론 검찰과 출입국 당국은 아무도 그의 출국 사실을 몰랐다. 곤 전 회장의 변호인 측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황당함을 표했으며, 보석을 허가했던 법원은 ”쇼크”라는 반응이다. 일본 출입국 재류 관리청에도 곤 전 회장의 출국 기록은 없었으며, 곤 전 회장이 국적을 갖고 있는 프랑스 정부 역시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게다가 곤 전 회장은 자신의 여권을 모두 변호사에게 맡긴 상태였다.

이런 미스테리한 부분 때문에 곤 전 회장의 출국에 대해 온갖 ‘썰’이 제기되고 있다. 레바논 MTV는 ”곤 전 회장이 악기 보관 상자에 몸을 숨겨 도쿄 집에서 나올 수 있었다”고 보도했으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그의 뒤를 봐 줬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모두 출처가 없기에 사실 여부는 확실치 않은 주장이다.

곤 전 회장은 자가용 비행기편으로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을 출발해 터키를 거쳐 레바논으로 향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탈주의 배경에는 곤 전 회장의 아내 캐롤 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캐롤은 레바논 베이루트에 거주 중이다.

곤 전 회장의 일본 송환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과 레바논은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곤 전 회장이 직접 일본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보석금은 몰수되고 사건 심리는 사실상 정지된다.

한편 곤 전 회장은 지난 1999년, 부채가 2조엔(약 21조원)에 달하던 닛산을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며 닛산의 영웅으로 꼽혔다. 그러나 보수를 낮게 신고하고,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오는 4월 공판을 앞두고 있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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